한국 상위 8명의 선수와 서킷 조별 예선 상위 8명의 선수가 맞붙으면서 WCS 글로벌 파이널이 화려한 출발을 알린 오늘, 스타크래프트 II 명장면으로 꼽을 만한 순간이 여러 번 연출되었습니다. 첫날 가장 큰 화젯거리라면 역시 Juan Carlos ‘SpeCial” Tena Lopez와 ‘Stats’ 김대엽의 첫 경기라고 할 수 있겠죠.

SpeCial은 Dreamhack Austin에서 폭발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올해를 힘차게 출발한 매우 강력한 선수입니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처음처럼 훌륭한 성적을 유지하지는 못하는 바람에 글로벌 파이널에 그다지 위협적인 출사표를 던지지는 못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Stats는 한국에서 열린 글로벌 스타크래프트 II 리그(GSL)에서 꾸준히 게임을 장악하는 시그니처 스타일로 훌륭한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글로벌 파이널 개막이 가까워 왔을 때쯤 Stats는 WCS 한국 출전 선수 중 최고 시드를 차지한 상태였던 반면 SpeCial은 WCS 서킷 선수들 중 최하위권으로 출전하게 되었습니다. 이 두 사람이 첫 시합에서 마주칠 것으로 결정된 후 경기 결과는 볼 것도 없다는 의견이 주류였지만, SpeCial에게는 나름의 계획이 있었습니다.

두 사람의 첫 번째 게임에서 SpeCial은 경기를 자기 방식대로 끌고 나가 Stats를 눌렀습니다. 막힘 없이 간결한 자원 관리부터 예리한 컨트롤에 이르기까지 모든 면에서 SpeCial의 우세가 빛났습니다. 두 사람이 격돌할 때마다, 그리고 교전을 벌일 때마다 SpeCial이 프로토스 전력을 야금야금 빼앗아가 결국 Stats가 더는 버틸 수 없게 되고 말았습니다. Stats는 민첩하지만 강력한 사도 총공으로 끈질긴 공격을 계속해 2차전을 사수하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SpeCial이 난공불락의 공격 공성전을 펼쳐 경기를 마무리하면서 통계상의 예측을 완전히 뒤집어버리고 대혼란을 일으키고 말았습니다.

이날 나머지 경기들도 볼만한 장면이 많았지만, 오프닝 위크 첫날에 펼쳐진 경기 중 딱 하나만 봐야 한다면 Alex ‘Neeb’ Sunderhaft와 ‘Rogue’ 이병렬의 3차전(4:50:00)을 추천합니다. 긴장감이 넘쳤던 이 경기는 거의 한 시간에 걸쳐 양 선수가 진격과 후퇴를 반복하며 이어진 끝에 마지막 결전에서 우위를 점한 쪽이 승기를 잡으며 마무리되었습니다.

HGC 파이널 오프닝 주의 두 번째 날은 Fnatic이 호주 및 뉴질랜드 리그를 대표하는 Dark Sided를 깔끔하게 처치하며 시작을 알렸습니다. Fnatic은 뒤이어 북미 출신 Team Freedom과 맞상대하게 되었습니다. Team Freedom은 중국의 Beyond the Game에 맞서 승리를 거두고 올라와 스웨덴의 막강한 대표팀과 만날 기회를 얻었죠. Team Freedom은 Fnatic과의 대전에서 전장 하나를 따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결국 세 번에 걸친 경기에서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Team Freedom은 B조 예선 최종 진출전에서 두 번째로 Beyond the Game을 만나 한 번 더 승리를 거둠으로써 가까스로 다음 무대에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이 경기는 이날 가장 재미있는 경기 중 하나였으며, 두 팀이 두 차례의 게임을 거치면서 총 43번의 영웅 처치 수를 기록했습니다. Team Freedom을 애너하임으로 보내준 결정적인 경기가 된 2번째 게임에서만 총 31 번의 처치 수라는 어마어마한 기록을 달성했습니다.

이로써, Fnatic과 Team Freedom이 토너먼트 전 다음 무대에 진출하게 되고 Beyond the Game과 Dark Sided는 HGC 파이널에서 탈락하게 되었습니다.

3일 차 경기 일정 중에는 올해 최고로 기대를 모으던 결전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Team Dignitas가 한국의 Tempest와 맞붙고, Roll20 Esports는 RED Canids와 승부를 겨루게 됩니다. 블리즈컨에 진출이 결정된 HGC 북미 팀은 두 팀입니다. Roll20까지 합류하면 3팀 중 3팀이 모두 진출하게 되는 셈인데, 과연 가능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