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영원의 끝 미리 보기: 1인 조합전

영원의 끝 미리 보기: 1인 조합전

1인 대기열.

이 두 단어는 오랜 시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투기장만으론 만족하지 못하는 PvP 커뮤니티 구성원들의 구호처럼 쓰여왔습니다. 그간 개발팀은 여러 이유로 기존의 투기장 형식에 1인 대기열을 추가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예측되는 문제를 피하면서 1인 대기열 경험을 제공할 방법을 고민하지 않은 적은 한순간도 없습니다. 오늘은 “1인 조합전(가칭)”이라는 향후 추가될 난투에 대한 자세한 정보와 더불어 개발팀의 생각을 말씀드려볼까 합니다.


왜 1인 대기열인가?

우선은 개발팀이 보는 '플레이어가 1인 대기열 투기장을 원하는 이유'를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투기장을 좋아하는 플레이어는 대단히 많지만, 팀을 이룰 정기 파트너가 항상 있진 않습니다. 파티 찾기 기능이 있다지만 적당한 파트너를 찾으려면 시간이 한참 걸린다는 플레이어분들의 피드백이 있었죠. 현재 파티 찾기 도구를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긴 하나, 그냥 버튼을 눌러 게임 플레이를 시작하고 싶을 때가 있는 건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물론 단순한 해결 방안은 있습니다. 바로 연습 전투죠. 연습 전투는 1인이나 파티로 대기열에 등록해 빠르게 투기장 경기에 참여하고 명예 및 정복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수단입니다. 그러나 연습 전투는 그리 인기 있는 선택지가 아닙니다. 투기장의 매력 중 하나는 경기 대기열에 등록할 때마다 평점을 걸어야 한다는 점이니 말이죠. 대승을 거둬 평점을 올리는 것은 장비 구매를 위해 명예나 정복 점수를 모으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형태의 성장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장비 강화 또한 무시하지 못할 요소입니다. 연습 전투는 명예 및 정복 점수를 제공하지만 장비의 아이템 레벨을 올리는 데 필요한 평점은 주지 않으니까요. 일반적으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최고의 장비 보상은 대기열 활동(예: 공격대 찾기, 공격대, 영웅 던전, 전장, 연습 전투)이 아닌 파티 구성하기를 요구하는 콘텐츠(예: 공격대, 투기장, 평점제 전장, 신화+)에서 얻습니다.

하여 1인 대기열 투기장을 바라는 의견은 이해하나, WoW와 여타 게임에서 관찰한 자료에 빗대어 생각해보면 기존 종목(2v2, 3v3, 평점제 전장)에 추가할지는 여러모로 고민되는 사항입니다. 예를 들어 1인 대기열이 추가되면 투기장 콘텐츠를 즐기는 인구가 전반적으로 늘겠지만, 동시에 플레이어가 파티를 맺어 참여할 이유가 사라집니다. 던전 찾기나 공격대 찾기 같은 시스템이 콘텐츠 접근성을 대폭 높였지만 게임의 사회적 요소에 영향이 있었다는 플레이어분들의 피드백도 있었습니다. 대기열 시스템에서는 버튼 클릭 몇 번으로 대체 인원을 구할 수 있는 만큼, 다른 플레이어의 존재가 그리 무게감 있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활동을 즐기기 위해 파티를 모으는 과정은 WoW 같은 게임의 사회적 역동성에 더없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파티 구성하기 요구 조건은 2v2 및 3v3 종목 형식을 유지하고 싶습니다.

또 다른 우려 사항은 팀 구성이 경기 형평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플레이어는 승리하든 실패하든 본인의 실력과 헌신이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하길 원합니다. WoW에서 캐릭터의 정체성은 직업으로 규정됩니다. WoW에서 활동 대기열에 등록하면 특정한 직업을 플레이해야 하며, 팀원이 무엇을 플레이하느냐에 따라 능동적으로 반응할 수 없습니다. 직업 시너지로 게임 플레이가 결정되는 투기장에서는 특정 조합이 다른 조합보다 근본적으로 강력합니다. 예를 들어 평점이 완전히 동일한 도적이 포함된 두 팀이 경기를 치른다고 가정해보죠. 한 팀의 두 번째 공격 담당은 마법사고, 다른 한 팀은 죽음의 기사라고 해 보겠습니다. 이 경우 두 도적 중 하나는 상대 찾기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느낄 겁니다. 여기서 도적을 풍운 수도사로 바꾸면 마법사와 죽음의 기사의 가치가 급격하게 변화합니다. 이런 경우의 수를 하나하나 전부 계산하는 치밀한 상대 찾기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하나의 문제 해결 방안이 되겠지만, 개발팀의 경험상 팀 조합이 그리 이상적이지 않은 상황은 계속해서 생길 것입니다.


앞으로의 전망

그래서 상술한 문제점을 독특하고 기발한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1인 대기열 아이디어를 새로 제안하고자 합니다. 바로 “1인 조합전”이란 가제를 붙인 신규 종목입니다. 이 종목은 철저하게 1인 대기열 전용입니다. 플레이어는 대기열 버튼을 누를 때마다 2명의 치유 담당과 4명의 공격 담당으로 구성된 6인 조에 배정됩니다. 이후 조는 1명의 치유 담당과 2명의 공격 담당을 기준으로 상정할 수 있는 모든 조합의 팀을 이뤄 6 라운드를 플레이합니다. 플레이어는 온갖 팀 구성에 적응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건 상대방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위에서 들었던 도적 예시로 돌아가 보죠. 이 경우 결국에는 두 도적 모두 마법사는 물론이고 죽음의 기사와도 함께 경기를 플레이하게 될 것입니다. 6 라운드가 모두 끝나면 플레이어는 결과에 따라 평점을 얻거나 잃습니다. 요컨대 6 라운드에서 전승한 플레이어는 3 라운드만 승리한 플레이어보다 평점이 훨씬 많이 오를 것입니다.

자세한 설명을 해드리겠습니다. 두 명의 치유 담당으로 신성 성기사와 복원 주술사, 네 명의 공격 담당으로 도적, 흑마법사, 마법사, 사냥꾼이 있다고 해보죠. 이때 6 라운드는 아래와 같이 진행될 것입니다.

성기사, 도적, 흑마법사 vs 주술사, 마법사, 사냥꾼

성기사, 도적, 마법사 vs 주술사, 흑마법사, 사냥꾼

성기사, 도적, 사냥꾼 vs 주술사, 흑마법사, 마법사

성기사, 마법사, 사냥꾼 vs 주술사, 도적, 흑마법사

성기사, 흑마법사, 사냥꾼 vs 주술사, 도적, 마법사

성기사, 흑마법사, 마법사 vs 주술사, 도적, 사냥꾼

당연한 얘기지만 종래의 3v3 투기장 6 라운드 경기는 어마어마한 시간을 소요할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개발팀은 대기열 등록 활동이 30분 이상 잡아먹는 걸 바람직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활동 시간이 늘어질수록 플레이어가 대기열에 등록할 확률은 낮아지고, 경기 도중에 이탈할 가능성은 커지기 때문이죠. 따라서 1인 조합전에서는 게임을 빨리 끝내도록 강제하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파티 구성하기 특유의 조직력이 없는 만큼 순식간에 사망자가 나오겠지만, 각 라운드가 확실히 2~3분 사이에 끝나도록 아래처럼 규칙이 변경될 예정입니다.

  • 정규 투기장과 달리 상대방 한 명을 먼저 처치하는 팀이 즉시 라운드에서 승리합니다.
  • 마나 회복 속도가 대폭 제한되고 음료 마시기가 다른 방식으로 작동합니다(혹은 완전히 비활성화될 수도 있습니다).
  • 플레이어가 떠나면 해당 플레이어가 모든 라운드에서 패배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플레이어 간 전투에 새로운 형식을 추가하는 것은 매우 큰 일이며, 개발팀은 그만큼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우선 이 아이디어를 PvP 난투로 도입해 실험을 진행하며 문제점을 탐구하고 피드백을 받으려고 합니다. 난투 기간에 좋은 반응을 얻으면 평점제 변경이나 경기 중도 이탈자 문제 해결 방안, 래더 진행 방식, 보상을 깊이 있게 살펴볼 계획입니다. 본 게시글은 개발 과정의 첫걸음일 뿐입니다. 나누고 싶은 의견이 있다면 토론장에 남겨 주시기 바랍니다.

-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팀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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