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II 첫 돌을 축하합니다!
작년 오늘이죠. 바로 2010년 7월 27일 스타크래프트 II: 자유의 날개가 정식으로 여러분께 인사를 드렸습니다. 전 세계에서 이 순간을 기념하기 위해 서울을 비롯해 런던, 베를린, 파리, 스톡홀름, 모스크바, 블리자드 본사 인근에 위치한 파운틴 밸리, 싱가폴, 멕시코, 브라질, 호주 등지에서 개발팀이 함께 자리한 출시 기념 행사가 진행되기도 했었는데요. 전 세계의 게이머들과 함께 출시를 축하하는 자리를 갖는 것은 정말 뜻 깊은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아직 만족하거나 안도하고 있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출시 후 며칠 동안은 과연 이 게임이 스타크래프트라는 이름에 걸맞을 만큼 훌륭한지 그리고 플레이어 여러분들이 정말로 게임을 좋아해 주시는지 살펴보고 또 걱정하고 있었으니까요.
출시 후 48시간 만에 스타크래프트 II는 150만 장 이상 판매되며 전략 게임 역사상 최단 기간 동안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게임이 되었는데요. 이때서야 저희는 비로소 안도의 숨을 내쉬며 스타크래프트의 찬란한 유산을 앞으로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 만큼 훌륭한 게임을 만들어냈다는 것을 믿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출시 이후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지는 정말 예측하기 힘들었는데요. 과연 이스포츠 커뮤니티는 밸런스에 만족할까? 프로게이머들이 기꺼이 플레이해보고 싶어할까? 라는 질문이 계속 머리 속을 맴돌고 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곰TV가 개최한 글로벌 스타크래프트 II 리그 (GSL)의 첫 번째 시즌과 메이져 리그 게이밍 (MLG)에 스타크래프트 II가 새로운 종목으로 추가되는 것을 보면서 이러 걱정은 사라져 갔습니다. 브루드워에서 활약하던 전설적인 게이머들부터 새롭게 등장한 신인에 이르기까지 많은 플레이어들이 토너먼트를 통해 말 그대로 멋진 실력을 보여주었는데요. 이후 북미 스타 리그 (NASL), 드림핵, IEM 그리고 팀리퀴드 스타 리그 (TSL)을 비롯하여 수많은 크고 작은 대회들이 생겨나면서 스타크래프트 II는 진정한 글로벌 이스포츠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진행된 모든 대회들의 상위 입상자들에게 지급된 상금만 더해도 거의 200만 달러에 육박하고 있다고 하네요.
이러한 대회들은 우리에게 잊을 수 없는 짜릿한 추억을 남겨줍니다. GSL 첫 번째 오픈 시즌에서 과일장수 김원기 선수가 트로피를 들어올리던 순간, 지난 드림핵 섬머에서 HuK 선수가 이루어 낸 쾌거, MLG Dallas 대회에서 NaNiWa 선수가 보여준 엄청난 연승 행진이 아직도 눈에 선하네요. 그리고 해병왕 이정훈 선수는 맹독충은 이렇게 상대하는 것이다라는 것을 보여주었으며 NesTea 임재덕 선수는 일명 ‘꿀밤 러쉬’를 통해 건물을 방패 삼아 숨어 있는 프로토스를 무너뜨리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어찌 보면 짧다고 할 수 있는 시간 동안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멋진 순간들이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해 주었는데요. 지난 1년 동안 멋진 게임과 뛰어난 선수들이 만나 만들어 낸 수많은 장면들이 앞으로 또 어떤 상상 이상의 모습으로 다가올지 벌써부터 두근거리고 있습니다.
물론 이스포츠는 스타크래프트 II를 보여주는 전체 그림의 일부분입니다. 스타크래프트의 이야기가 만들어내는 서사시는 플레이어 여러분들이 자유의 날개 캠페인에서 치러낸 사투와 함께 숨쉬고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스타크래프트 II 플레이어로서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기 위한 도전을 계속하고 있기도 합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펼쳐진 치열한 래더 경쟁을 통해 Battle.net에서는 수백만에 이르는 경기들이 펼쳐졌고 이제 저희는 세 번째 시즌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의 많은 플레이어들이 진정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도록 하겠습니다.
지도 제작 커뮤니티도 빼놓을 수 없겠죠. 이미 수만 개의 지도들이 Battle.net에 게시되었고 수백 개의 놀라운 사용자 게임들이 꾸준히 사랑 받고 있는데요. 저희도 스타크래프트 II 지도 제작 커뮤니티가 보여준 기술력, 미적 요소 그리고 그 창의력에 경이를 표하고 싶습니다. 다 열거할 수 없기 때문에 몇 개만 예를 들면 Desert Strike, Storm of the Imperial Sanctum, City of Tempest, The Star Strikers, Smashcraft, Nexus Wars 등등의 지도들은 스타크래프트 II 커뮤니티의 재능 있는 인재들이 무엇을 창조해 내고 이를 통해 어떻게 다른 플레이어들을 즐겁게 만들어 줄 수 있는지를 증명해 주었습니다. 저희도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기에 지도 제작에 동참하였으며 여러분들이 그 결과물인 아이어 요리사와 별난보석, 그리고 사지의 사투도 재미있게 즐겨보셨기를 바랍니다.
스타크래프트는 스타크래프트 II 이상의 존재입니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우리와 함께 해온 문화이고 저희가 이 문화가 만들어지는데 기여하였다는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게임이며 또 다른 세상입니다. 때문에 저희는 그 후속작이 스스로 다짐한 목표인 높은 수준의 완성도에 도달할 수 있게 반드시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개발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또한 게임이 출시되고 지금까지 14번의 패치를 통해 밸런스를 조정하고 많은 개선 사항들을 적용시켜 왔는데요. 마스터 리그 및 그랜드 마스터 리그 그리고 사용자 지정 게임의 인터페이스 개선, 채팅 채널 등등의 새로운 Battle.net 기능들을 추가했으며 더 많은 개선과 발전을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지금까지 이루어 낸 것에 결코 만족하지 않습니다. 출시 때 그러했던 것처럼 지금도 여전히 스타크래프트 II에 헌신하기 위해 마음을 다잡고 있습니다. 저희는 오늘 블리자드 DoTA를 테스트하고 내일은 군단의 심장 캠페인의 초반부를 테스트 하며 게임 내 영상을 완성해 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멀티 플레이어 게임을 확장하고 Battle.net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어 가는 작업을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올해 블리즈컨은 다른 어느 때보다 더 기대되는데요. 전 세계에서 모이는 블리자드 커뮤니티를 만나는 즐거움과 함께 여러분께 흥미진진한 내용을 발표하는 순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물론 전세계 Battle.net 인비테이셔널과 GSL 결승 등 화려한 이스포츠 무대를 통해 최고의 스타크래프트 II 선수를 만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입니다.
자 이제 스타크래프트 II에게 생일 축하 인사를 건네고 싶습니다. 멋진 첫 해를 보낸 것을 축하하며 또한 앞으로 다가올 긴 시간 동안 더 멋진 순간을 함께할 수 있도록 저희는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입니다.
- 스타크래프트 II 개발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