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 돌아보기: 스타크래프트 II e스포츠 최고의 경기들 (파트 I: 자유의 날개)
파트 I: 자유의 날개 | 파트 II: 군단의 심장 | 파트 III: 공허의 유산
스타크래프트 II 발표 트레일러를 처음 보던 순간을 모두가 기억하고 있습니다. 저희 블리자드 직원 일부는 내부 Show & Tell 시간에 시네마틱 팀이 제작 중이던 영상을 공개하던 때 처음 보았습니다. 일부는 2007년 5월 19일 한국 스타크래프트 토너먼트 무대에서 보았죠. 어느 쪽이든, 모두 같은 영상을 보았습니다. 타이커스 핀들레이가 복잡한 기계 장갑을 입고 현재는 유명해진 금속제 방에 들어섰죠. 입에 문 시가가 움직였습니다.
"드디어, 올 것이 왔군"하고 말했죠. (토너먼트 무대에서는 한국어였습니다)
그 첫 순간부터 스타크래프트 II는 블리자드 e스포츠계 역사의 구심점이 되었습니다. 경쟁전의 세계는 2010년 게임이 베타 단계에 접어들었을 때부터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열기가 넘치고 있습니다.
스타크래프트 II 10주년이 다가옴에 따라 기념 방법을 고안하던 중, 좋은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첫 10년간 가장 멋졌던 경기를 회상하며 전설적인 e스포츠 업계를 기념해 보는 건 어떨까요?
지난 10년의 여정을 염두에 두며, 각 해의 가장 훌륭한 경기를 뽑아 소개하고 역사적인 의미를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 기존 플레이어들은 이를 통해 좋은 추억을 회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신규 플레이어들에게는 게임을 접하기 전에 있었던 스타크래프트 II 역사상 가장 중대한 순간들을 엿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어쨌든, 굉장한 e스포츠 영상들을 감상하며 주말을 보낼 수 있겠지요.
사설은 이만 줄이고, 스타크래프트 II 경쟁전 최고의 경기들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2010
BoxeR 대 Kyr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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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L 2010 시즌 2 준준결승, 1경기 (2010년 11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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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샤쿠라스 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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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Artosis, Tasteless
스타크래프트 II 첫해는 틀에 박히지 않은 플레이로 가득한 실험과 발견의 장이었습니다. 언제 유닛과 구조물을 만들어야 할지, 보편적인 생산 순서가 아직 정형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매주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게임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아무도 알 수 없었지만, 2010년 가장 훌륭하고 영향력 컸던 경기 중 하나에서 스타크래프트 II의 진정한 잠재력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한쪽에는 재빠르고 예측 불가능한 공격적 플레이로 유명한 공격형 저그 플레이어 "Kyrix" 한준이 있었습니다. 상대는 전설적인 스타크래프트: 브루드 워 베테랑 선수의 이름인 "BoxeR"를 태그로 사용하는 유망하고 어린 테란 플레이어 이정훈이었습니다. 기존 선수의 태그를 빌려온 것은, 자기 세대의 가장 훌륭한 선수가 되겠다는 열망을 보여주는 의미였습니다.
5판 3선승제인 첫 경기에서 "BoxeR"는 강력하지만 다루기 힘든 공성 전차 부대가 없는 상황에서 녹색 맹독충 폭탄 무리의 사나운 공격을 마주했습니다. 상식적으로, 공성 전차가 없으면 테란의 해병 부대는 맹독충 무리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공성 전차가 파괴되었으니, 이 가여운 테란 플레이어는 어떻게 했을까요?
해답은 당시로써는 기발한 전략이었습니다. 해병을 작은 무리로 나누어, 맹독충 폭발 한 번에 여러 유닛이 죽는 것을 방지했죠. "BoxeR"는 이 훌륭한 전술로 공격을 막아내고 반격을 시작했습니다. 공성 전차는 부족했지만, 거대한 맹독충 무리를 상대로 접전을 버리고 살아 나왔습니다. 이런 상황이 두 번, 세 번 이어졌죠. 그리고 네 번째, 다섯 번째가 되자, 그것이 단순한 요행이 아니라는 사실이 확실해졌습니다. 이것이 바로 해병 산개 전술의 탄생입니다.
"Boxer"는 이 대표적인 전술을 기리기 위해, 나중에 ID를 MarineKing으로 변경했습니다. 자유의 날개 시대의 가장 뛰어난 선수로 기억되는 이름이죠.
2011
MMA 대 DongRaeG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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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izzard Cup 2011 결승 7경기 (2011년 12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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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샤쿠라스 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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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Artosis, Tasteless
한국 토너먼트는 스타크래프트 II 경쟁전에서 가장 수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2011년에는 결승전의 열기가 조금 떨어지는 일도 있었습니다. 당시 결승전에서는 한쪽 선수가 상대 선수보다 경기를 훨씬 잘 이해하고 있어, 일방적인 결과가 나오는 일이 많았습니다. 이런 아쉬운 동향은 2011년 마지막 메이저 토너먼트에서 "MMA" 문성원이 "DongRaeGu" 박수호를 상대하면서 완전히 깨졌습니다.
MMA가 3-0으로 앞서며 7판 4선승제 경기를 이끌자, 이번에도 역시 그가 승리하며 2011년 결승전을 실망스럽게 마무리할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DongRaeGu가 다음 세 경기에서 연속으로 승리했습니다.
마지막 경기는 조용하게 시작됐지만, 기지 세 곳을 넘어서는 일이 드물던 당시로써는 드물게 치열한 장기전이 펼쳐졌습니다. 샤쿠라스 고원 전체에 걸쳐, 모든 것을 건 난투가 시작되었습니다. 두 선수 모두 갑작스레 대규모로 전략을 변경하며 부대 조합을 바꾸고 예측 불가능한 플레이를 보여주었으나, 그때마다 서로의 수를 예측하고 대응했으며 지도 곳곳에서 교전이 벌어졌습니다. 이 경기는 테란 대 저그 후반 경기의 새로운 정점이었습니다. 마치 현실이 아닌 듯 긴장감 넘치는 마무리와 함께, 승자(아직 못 보신 분들을 위해 공개하지 않겠습니다!)가 간발의 차이로 승리를 거머쥐며 스타크래프트 II 역사상 가장 훌륭한 결승전 중 하나가 마무리되었습니다.
2011년 그 외 명경기
"Kiwikaki" Jonathan Garneau 대 "Stephano" Ilyes Satou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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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L 시즌 3 32강, 2경기 (2011년 10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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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무너진 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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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Doa, KevinKnocke
2012
GuMiho 대 M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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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TL 2012 시즌 2 결승, 1경기 (2012년 7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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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안티가 조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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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Khaldor, Wolf
경기는 전형적인 테란 대 테란으로 시작되었습니다. MMA는 병영의 "생체" 유닛 위주로, GuMiho는 공성 전차, 화염차 등 기계 유닛으로 "기계" 부대를 만들었죠. 보통 기계 유닛은 느리고 체계적으로 운용되지만, GuMiho는 틀에 박히기를 거부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당한 것만큼이나 자주 상대의 생체 부대를 공격했습니다. 그 결과 병력 가치가 급격히 변동하고, 변방 기지가 순식간에 나타났다가 사라지고, 선수 본인들조차 누가 이겼는지 모른 채 섣불리 기뻐하는 상황이 최소 한 번 이상 나타났습니다. 종합해 볼 때, 이 경기는 스타크래프트 II 팀 리그 결승 중 가장 재미있었던 경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2년 그 외 명경기
"Mvp" 정종현 대 "Squirtle" 박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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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L 2012 시즌 2 결승, 5경기 (2012년 5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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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대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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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Artosis, Tastel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