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집중 조명: 로스트 템플(잃어버린 사원)
잃어버린 사원을 발견했습니다. 적을 궤멸시키고 사원을 차지할 수 있을까요?
예전에 스타크래프트나 스타크래프트:브루드 워 멀티플레이를 즐기셨다면, 아마도 4개의 본진 그리고 지도 구석에 섬 확장 기지가 있는 정글 지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셨을 것입니다. 1999년에서 2004년 사이에 스타크래프트 대회를 시청하셨다면,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이 지도의 지형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이용하는 것을 수없이 보셨을 것입니다. 오늘, 8월 15일 출시 예정인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와 함께 돌아오는 로스트 템플(잃어버린 사원)의 모습을 미리 확인해 보세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스타크래프트 지도 중 하나인 로스트 템플의 제작 과정, 인기를 얻은 이유 및 새 시대의 지도 제작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세요.
전설적인 전장의 제작 과정
스타크래프트의 오리지널 지도들은 게임과 마찬가지로 20여 년 전 빠듯한 일정 속에서 제작되었습니다. 로스트 템플의 개발 과정에 관해 물어보았을 때, 총괄 디자이너 스캇 머서는 대답하기 전에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는 "거의 20년 전 이야기네요.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머서는 로스트 템플 및 나머지 오리지널 지도들의 개발 당시에 세웠던 설계 목표 몇 가지를 떠올렸습니다. 당시 개발팀은 다양한 전략을 사용할 수 있고, 독특하며, 숙달할 수 있는 여지가 있으며, 세 종족 모두에게 공평하고, 동시에 높은 수준의 예술성을 갖춘 전장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오리지널 지도 중에서 로스트 템플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는 것에 가장 근접한 지도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머서는 로스트 템플이 이렇게나 인기가 많아질 거라 예상하지는 못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로스트 템플은 스타크래프트의 축소판이기도 합니다. 만들어진 작품이지만, 자신만의 생명을 가지게 된 작품이죠.
로스트 템플이 왜 이토록 인기가 많을까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앞마당 확장 기지 (플레이어들의 본진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확장 기지)로 인해 플레이어들이 빠르게 자원을 확보하여 많은 유닛으로 게임 중반을 흥미진진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광물만 배치된 두 번째 확장 기지는 플레이어들을 지도 중앙으로 이끌고 상대방과의 교전을 유도합니다. 섬 확장 기지들은 게임 후반 난전을 유발하고, 다수의 언덕 지형은 고지대에서 방어하는 유닛을 제거하기 위한 전략적인 플레이가 자주 등장하게 만듭니다.
스타크래프트 개발 당시 블리자드 QA 부서에서 근무했던 수석 디자이너 맷 모리스는, "많은 분이 지도 중앙 부분을 기억할 겁니다. 외계의 사원처럼 보이는 이곳이 우주 전쟁에 대한 환상을 자극하죠 . . . 지도 자체가 플레이어들을 중앙으로 모이도록 유도하기 때문에 시각적으로 외계 세계에서 플레이하고 있다는 것을 상기함과 동시에 환상적인 플레이 순간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모리스는 또한 로스트 템플의 "숨겨진" 섬 확장 기지는 플레이어들이 전략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합니다. "섬으로 진출해서 확장 기지를 차지할 수도 있고, 그게 아니라면 상대가 차지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면밀하게 정찰하고 주시해야 했죠."
하지만 로스트 템플의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공중)거리상 가까운 남북의 본진들입니다. 이러한 소위 "밀집 지대"에서 브루드 워 초창기 가장 놀라웠던 경기들이 벌어졌습니다.
머나먼 세계의 전설적인 경기들
전설적인 리플레이 중, 'BoxeR' 임요환 선수가 로스트 템플 남쪽 지역에서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선수와 맞붙은 적이 있습니다. 임요환 선수는 본진 언덕 가에 경기 초반 배럭 4개를 지었습니다. 그 다음은... 직접 한번 보시죠.
네 개의 생산 시설을 띄워 상대 유닛을 휘저어 버리는 이러한 기발한 플레이가 임요환 선수에게 수많은 승리와 그의 불멸의 이명, '황제'라는 별명을 안겨주었습니다. 다른 선수들도 자주 로스트 템플에서 대단한 경기를 벌였죠. 한가지 예로 다음 동영상에서는 테란 플레이어가 프로토스의 전진 러쉬를 빠른 판단과 창의력으로 막고 역전합니다.
위 동영상들만 보고 로스트 템플에서의 경기가 단 몇 분 만에 끝나버린다고 생각하지는 마세요. 양쪽이 안정된 상태로 접어들면, 지도 내에 존재하는 다수의 확장 기지로 인해 더 긴 장기전이 가능합니다. Chusung과 SiR@SoNi 이재항 선수가 45분간의 치열한 전투 끝에 지도의 모든 자원을 전부 소모한 것과 같은 유명한 경기를 말이지요. 불행히도 이러한 전설적인 경기의 리플레이 대다수가 시간이 흐르면서 유실되었습니다. 이제 여러분이 나아가 새로운 전설을 쓰셔야 합니다!
로스트 템플이 남긴 불멸의 유산
플레이어들이 로스트 템플의 특징적인 비대칭 지형의 문제점을 이용한 가장 효과적인 전략들을 발견함에 따라 이 지도는 수많은 변화를 겪어왔습니다. WCG Lost Temple과 같은 대회용 버전은 지리적인 불균형(예를 들어 2시 본진의 시즈 탱크가 견제받지 않고 12시 본진 언덕과 앞마당 자원까지의 이동 경로를 포격할 수 있는 것)을 수정하였습니다. 2002년과 2003년 한국의 GhemTV 스타리그에서 사용되었던 사막 버전도 있습니다.
결국, 플레이어들이 지도의 문제점을 점점 더 잘 이용하면서, 로스트 템플은 대회에서 점차 사용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로스트 템플은 아직까지도 지도 제작에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파이썬과 같은 지도는 로스트 템플의 특징인 이웃하는 두 본진이 공중 거리에서 가깝고, 두 번째 확장 기지는 플레이어들을 중앙으로 유도하며, 그 자체로서 여러분께 사랑받았다는 점을 그대로 이어받아 제작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로스트 템플 이후 등장한 대다수의 대회용 지도에서는 로스트 템플의 전통인 가까운 앞마당 위치와 다양한 확장 기지 선택지가 그대로 이어졌습니다.
프로 대회에서는 로스트 템플을 더는 볼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클래식 스타크래프트에서는 여전히 로스트 템플로 진행되는 1:1 또는 2:2 대기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죠.
8월 15일,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가 출시되면 로스트 템플을 풀 HD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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