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일 때, 우린 강합니다! - 오버워치와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의 자리야 디자인
옴닉 사태의 최전선에서 전투하는 것부터 거대 멀록과 힘을 합쳐 천상과 지옥의 존재들 사이의 영원한 분쟁을 좌우하는 것까지, 블리자드 캐릭터들은 세계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시공의 힘에 의해 고향을 떠나 시공의 폭풍이라는 새롭고 신비로운 공간에 소환되기도 합니다. 일명 자리야라 불리는 알렉산드라 자리야노바도 그중 한 명이죠.
블리자드 창사 30주년을 앞둔 이 시점에서 오버워치와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의 자리야를 탄생시킨 디자이너들을 모시고, 두 세계를 오가는 대표적인 영웅의 탄생 과정을 들어 보려고 합니다.
오버워치에 등장한 러시아의 수호자
오버워치 팀에 따르면, 초기 원화에서 출발해 파괴적인 무기를 들고 전장을 장악하는 자리야를 완성하는 과정은 굉장히 순조로웠다고 합니다. 보통 캐릭터의 정체성이 확정되기 전에는 영웅의 플레이 스타일, 분위기, 전반적인 콘셉트를 여러 번 수정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하지만 자리야를 만든 오버워치 디자이너 제프 굿맨은 자리야는 "처음부터 '방패 역할을 자처하는' 돌격 영웅이 될 운명"이었다고 말합니다. "처음에는 피해를 흡수하고 자신에게 보호막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만들까 했는데 결국엔 무기의 위력이 강해지는 방식으로 변경했습니다. 저희가 돌격 영웅을 만들 때의 목표 하나는, 많은 피해를 가할 수 있는 잠재력은 지니되 공격 영웅처럼 안정적인 피해를 주지는 못하게 하는 것이죠. 그런 측면에서 피해를 흡수하는 양에 비례해서 무기의 공격력도 증가하는 시스템은 자리야에게 아주 적절했죠." 팀에서는 그 외에도 몇 가지 안을 실험해 봤지만, 오늘날 우리가 아는 자리야의 기술 조합은 빠르게 자리를 잡아 갔고 그 덕분에 자리야의 핵심 디자인은 큰 변동 없이 본 서버에 적용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일반적으로 영웅에게 딱 맞는 궁극기를 찾으려면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야 합니다. 그러나 제프는 자리야의 궁극기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중력자탄은 저희가 제대로 실험한 첫 궁극기였는데 바로 대박을 친 경우였어요. 밸런스 조정과 수정을 여러 번 거치긴 했지만 첫 플레이 테스트 때부터 상징적이고 특별한 궁극기가 될 거란 감이 왔죠." 제프가 말했습니다. 근처에 있는 모든 아군에게 방벽을 주는 궁극기를 시도해 보기도 했는데 "시각적으로 정신없을" 뿐만 아니라 중력자탄만큼 게임의 판도를 뒤집는 효과는 없었다고 합니다. "중력자탄은 워낙 강력해서 지금도 충전 속도가 가장 느린 궁극기입니다." 게다가 허튼짓은 용납하지 않는 자리야의 플레이 스타일을 완벽하게 구현하는 궁극기이기도 하죠. 한편 제프는 이렇게 말합니다. "자리야의 음성 대사 '그래, 더 쳐 봐!' 정신을 기반으로 게임을 디자인했는데 자리야의 성격과 성장 배경도 여기서 기인합니다." 적들을 한 지점에 모아 놓고 "왔냐? 나도 여기 있다. 붙어 보자."라고 외치는 모습은, 수많은 신기록을 세운 시베리아의 유명 군인에게 기대할 법한 모습이죠.
자리야 운영 방식이 명확하고 안정적으로 자리 잡으면서 자리야는 이제 오버워치 로스터에 꾸준히 등장하는 단골 영웅이 되었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바스티온, 메르시, 시메트라 등) 기술 개편을 거친 영웅이 많지만, 자리야는 처음에 비해 거의 변화가 없습니다.
히어로즈 팀은 이렇게 탄탄한 기반을 토대로 해서 시공에서 그들만의 자리야를 만들 준비가 되어 있었죠.
다음: 시공의 폭풍
2016년에 오버워치가 출시되기도 전부터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팀 디자이너들은 오버워치를 대표하는 영웅을 시공의 폭풍에 등장시킬 계획을 하고 있었습니다. 첫 타자는 트레이서였지만 자리야는 곧이어 꼭 추가해야 할 영웅 1순위가 됐습니다. 이제 이 오버워치 출신 영웅을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서 종횡무진하는 투사로 바꾸는 작업은 데하카, 라그나로스, 카시아, 키히라 등의 여러 영웅을 디자인한 제이드 마틴의 손에 달려 있었죠. 오버워치에서 자리야를 가장 즐겨 플레이하던 제이드는 자리야를 성공적으로 이식하려면 내부 디자이너들의 검열을 통과해야 할 뿐만 아니라 자리야 광팬들까지 만족시켜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었습니다. "영웅을 시공의 폭풍에 데려올 때마다 항상 그 캐릭터에 대한 팬들의 기대치를 염두에 둡니다. 꼭 외부의 문제만도 아니죠. 내부의 팀원도 모두 블리자드 게임과 세계관을 좋아하거든요." 제이드가 말했습니다. 그런 기대치를 충족하려면 그 캐릭터만의 매력을 깊이 파고들어 "플레이어들이 좋아하는 핵심 요소를 게임 플레이를 통해 경험할 수 있도록 녹여내야 합니다. 저희는 일찌감치 그걸 목표로 설정하죠."라고 제이드가 말합니다.
제이드와 팀원들은 "칠 테면 쳐 봐. 각오는 하고."라고 말할 듯한 자리야의 대담한 플레이 스타일을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서도 살려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오버워치에서 자리야는 아군을 위해 전방에서 피해를 흡수하는 것이 주요 역할인 돌격 영웅으로 출시되었습니다. 하지만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서는 자리야의 기술들이 지닌 특징을 보았을 때, 잘 활용하면 전방에서 상대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도 있는 투사 역할에 좀 더 걸맞다고 판단되었습니다.
물론 1인칭인 FPS 게임의 캐릭터를 탑다운 시점에서 진행되는 게임으로 이식하려면 어느 정도 포기해야 하는 부분은 있었습니다. 그중 하나가 FPS 게임에서 기술의 위력을 좌우하는 "조준"이라는 요소가 없다는 점입니다. 이처럼 실력 기반의 반사 신경을 요한다는 특징을 살리기 위해,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선 자리야의 보조 발사(에너지 구슬을 쏘는 기술)가 정확도에 좌우되는 연타 가능 기술로 바뀌었습니다. 또한 제이드는 이 점을 능숙하게 활용하는 플레이어가 유리하도록 입자탄을 정확히 맞히면 추가 피해를 주는 "정조준" 등의 특성도 추가했다고 합니다.
오버워치 팀도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 맞게 자리야를 재구성하는 과정에 처음부터 끝까지 참여했습니다. 특히 중력자탄과는 반대로 적을 밀어내는 지대를 형성하는 궁극기인 축출 지대를 완성하기에 앞서, 제이드는 오버워치 팀과 협력하여 자리야의 초안 단계에 구상했던 기술 관련 자료들을 참고하기도 했다고 하네요. 게다가 이렇게 디자인에 대한 의견을 자유롭게 주고받은 후, 오버워치 디자이너들을 초기 플레이 테스트에 참여시기키도 했습니다. 시공의 폭풍에서의 자리야에도 본 캐릭터의 "느낌"이 잘 살아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죠.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의 자리야 이식이 워낙 성공적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두 디자이너에게 자리야가 또 어느 블리자드 게임에 어울리겠느냐고도 물어보았습니다. 이에 제이드는 자리야의 기술이 (비록 기동성 문제는 있겠지만) 디아블로 방식의 액션 RPG와도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했고, 제프는 "고에너지 상태로 적 후방으로 돌진하는 자리야를 보면 꼭 오버워치의 공격대 우두머리 같은 느낌이 들어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공격대 우두머리로 괜찮지 않을까요?"라고 답했습니다.
비록 자리야를 트리스트럼 던전이나 어둠땅에서 볼 일은 없겠지만, 자리야는 제프와 제이드 같은 개발자들의 헌신적인 노력 끝에 오버워치를 대표하는 영웅이자 시공의 폭풍에도 잘 어울리는 영웅으로 탄생했습니다.
Blizzard.com 새 소식에서 오버워치와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소식을 받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