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개발자 이야기: 두 주술사에 대한 이야기

개발자 이야기: 두 주술사에 대한 이야기

디자인 과정에는 크게 두 종류의 기본 방식이 존재합니다. 많은 디자이너들이 “하향식”과 “상향식” 디자인이라 부르는 용어가 바로 그것인데요. 다른 스튜디오에서 근무하는 디자이너들뿐만 아니라 같은 팀에 존재하는 디자이너들 간에도 이 용어들은 다른 의미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디자인 팀 내부에서 “하향식” 디자인은 저희가 담아내고 싶은 판타지에서 파생되는 디자인을 의미하며, “상향식” 디자인은 저희가 실현하고 싶은 특정 작동방식으로부터 비롯되는 디자인을 의미합니다. “윗부분”은 순수한 의미의 “고양된 컨셉” 또는 “느낌”을 의미하며, “아랫부분”은 실제 플레이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모든 게임이 상향식과 하향식 디자인 두 가지 모두를 필요로 한다고 생각하며, 히어로즈 디자인 팀은 영웅을 디자인하는 데 있어 두 가지 디자인을 모두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블로그의 제목이 제가 의미하는 바를 잘 나타냅니다. 레가르와 스랄 두 명의 영웅은 개념상으로 많은 부분이 비슷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다른 디자인 과정을 거쳤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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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향식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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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전 블로그를 통해 영웅을 만드는데 있어 판타지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지 서술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저희는 특별한 힘과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전설적인 캐릭터들인 드루이드, 성기사, 우주 해병과 우주 성기사, 천사와 악마, 그리고 무서운 외계인들로부터 콘셉을 끌어냅니다. 그리고 이 콘셉으로부터 “하향식” 디자인을 이용해 영웅을 제작하게 되는데요. 이는 고양된 콘셉의 판타지를 잘 전달하기 위해 어떤 종류의 게임플레이 상의 설계가 필요한지를 찾아내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스랄은 하향식 디자인의 적절한 예라고 할 수 있는데요. 강력한 근접 싸움꾼인 스랄의 디자인은 저희가 스랄에 대해 알고 있던 모습, 즉 큰 망치로 적을 박살내고 오크 부족의 주술을 사용하는 모습뿐만 아니라 개발팀이 워크래프트 III에 등장한 파시어(Farseer)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고양 주술사를 플레이했던 경험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스랄의 기술들은 이러한 판타지 요소들을 떠올릴 수 있어야 했습니다. 블리즈컨 2012 이후 중단되었던 스랄을 다시 불러들일 때가 되자 기존의 기술 모음은 저희가 생각하는 판타지와 잘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스랄이란 판타지에 걸맞은 다섯 개의 기술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놓고 수많은 디자인 과정을 반복했습니다. 이 시점에서 게임플레이 상의 설계, 즉 “아랫부분”은 스랄의 게임플레이를 재미있고 효과적이게 만들기 위해 스랄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즉 저희는 스랄의 판타지를 이용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기 시작했고, 게임플레이 설계로 이 아이디어들을 시험하고 확정 지었습니다. 이것이 위에서 시작해 아래로 향하는 “하향식” 디자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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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향식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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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반대로 모든 콘셉이 캐릭터의 직업, 특성, 외모에서 기인하지는 않습니다. 때때로 저희는 희망하는 게임플레이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는데요. 예를 들어 보이지 않는 상태로 은신해 몰래 움직이거나, 엄청난 피해를 입히는 대상에 맞서 생존에 성공하거나, 아군을 부활시키거나, 먼 거리에서 적을 끊어내는 것이 그것입니다. 저희가 생각했을 때 멋진 게임플레이가 어떤 것인지 알게 되면 그러한 게임플레이가 어울리는 캐릭터가 있을지 찾아봅니다.

오랜 기간 동안 레가르 어스퓨리는 저희의 관심을 끌지 못했습니다. 레가르는 워크래프트 이야기에 등장하는 캐릭터 중 잘 알려진 캐릭터가 아니었고 게임에 추가해 달라는 요청이 많지 않았습니다. 당시 스랄의 예전 기술 모음이 사용되지 않는 상태로 존재했는데요. 연쇄 치유, 속박의 토템, 번개 보호막, 피의 욕망은 모두 주술사를 테마로 만들어진 기술이지만 스랄과는 어울리지 않는(앞서 말씀 드린 바와 같이 스랄은 “하향식” 디자인을 우선했기 때문입니다) 지원형 역할에 어울리는 기술이었습니다. 이 기술 모음을 이용한 게임플레이는 매우 뛰어났으며, 기술들이 매우 영향력 있을 뿐만 아니라 속박의 토템에 번개 보호막을 씌우는 등의 뛰어난 상호작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정말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저희는 이 게임플레이 방식을 유지하기 위해 게임플레이에 더 어울리는 캐릭터를 찾게 되었고, 그리하여 레가르가 복원 주술사 역할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기술 구성에 맞는 영웅을 찾고 난 후 “윗부분”인 판타지에 접근 권한을 가지게 되었고, 판타지에서 기인한 컨셉을 바탕으로 고유 능력인 늑대 정령 등을 디자인할 수 있었습니다. 즉, 저희는 기술 설계에서 시작해 저희가 만들고자 하는 캐릭터의 판타지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이것이 아래에서 시작해 위로 향하는 “상향식” 디자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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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말씀 드린 내용은 지난 몇 년간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을 개발하며 겪은 상황 중에서 극단적인 예라 할 수 있습니다. 실제 디자인 과정에는 일반적으로 “하향식”과 “상향식” 디자인이 혼합되어 사용되며 두 가지 디자인 모두 각자의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향식” 디자인은 추려내야 하는 많은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편이며, “상향식” 디자인은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플레이 설계로 확실한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방향성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두 가지 접근법 모두가 비슷한 결과를 도출하는 경우가 매우 잦은 편입니다.

  • 하향식: 제가 멋진 닌자 캐릭터를 디자인한다고 가정합니다. 닌자에게는 대중 문화를 통해 일반적으로 알려진 특성이 몇 가지 있는데요. 몰래 움직일 수 있다거나 일반적으로 매우 민첩해 잡기 힘든 것, 효과적인 암살자이면서 무술에 능하다는 것들이 바로 그것이죠. 따라서 저는 은신, 근접 무기, 높은 피해량, 도주할 수 있는 가능성 등을 포함한 게임플레이 설계를 찾게 될 것입니다.
  • 상향식: 제가 어딘가에 숨어 완벽한 때에 적을 습격하는 게임플레이를 좋아하거나 이러한 역할을 담당하는 캐릭터가 추가되면 게임이 더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가정합니다. 저는 습격의 위력을 더욱 효과적으로 만들고 긴장감 넘치는 플레이를 위해서라면 생존을 포기하면서까지 피해량을 높일 수도 있습니다. 어떤 캐릭터가 이 설명에 가장 잘 어울릴까요? 닌자? 프로토스 닌자? 제라툴?

디자인 과정에서 두 가지 접근법을 모두 이용하면 더욱 더 “완벽한” 영웅, 즉 개념적인 판타지와 흥미로운 게임플레이 설계가 함께 어우러져 플레이어들이 더욱 큰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영웅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이 바로 저희 개발자들이 재미를 느끼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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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개발자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덧글을 통해 여러분의 생각을 알려주시기 바라며, 1월 15일 시작될 예정인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의 클로즈 베타에도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그럼 시공의 폭풍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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