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디자이너의 생각: 첸과 특제 맥주

영웅의 디자인과 그 핵심 원리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는 개발자와의 대화. 이번 시간은 워크래프트 세계의 영웅이 주인공입니다. 게임 디자이너 존 호지슨과 함께 판다렌 양조사 첸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질문: 첸은 가족에 대한 신의, 지혜, 그리고 전투에서의 강인함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히어로즈에서 첸을 만들 때 중요하게 고려했던 면은 무엇인가요?

 

답변: 첸은 워크래프트 III: 프로즌 쓰론과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판다리아의 안개 확장팩에 등장했죠. 두 게임 모두 첸에 대한 멋진 요소들이 많았었는데, 그 중 유쾌하고 흥미진진한 기술 몇 가지를 히어로즈에 가져왔습니다. 저희의 목표는 판다리아의 안개 시네마틱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 첸의 날랜 움직임과 폭발적인 힘을 가져오는 동시에, 워크래프트 III에서 첸이 가진 독특한 느낌과 상징적인 기술을 유지하는 것이었습니다. 저희는 또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양조 수도사 전문화 특성을 포함시켰습니다.

저희는 히어로즈에서 첸이 전사 역할에 가장 잘 맞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아군을 보호하고, 무시무시한 공격을 받아내는 역할이죠. 하지만 첸은 전사이면서도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지니고 있습니다. 바로 연계 기술과 눈속임, 때로는 아군과 적군 모두에게 술을 나누기도 하는 것들이죠. 이런 요소들이 바로 저희가 첸을 개발하는데 있어서 유지하고자 했던 부분입니다.

 

질문: 첸의 등장과 함께 취기라는 자원이 새롭게 추가되었습니다. 이 자원은 첸의 고유 능력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데요. 이를 통해 가만히 서서 술통에서 술을 마시면 취기를 회복할 수 있습니다. 디자인 팀에서 이 고유 능력을 통해 이루고자 한 바는 무엇인가요?

 

답변: 다른 영웅들과 마찬가지로, 첸 역시 특정한 판타지 느낌과 새로운 기술적인 요소가 조합되어 디자인되었습니다. 첸의 고유 능력은 성룡의 취권에 큰 영향을 받았는데요. 이 영화에서 성룡은 싸움 도중에 도수가 높은 술을 마시면 강해지는 특이한 싸움 방식을 가진 무술 수련생을 연기했죠.

여기에서 출발하여 메커니즘을 다양하게 검토했습니다. ‘술을 좋아하는 첸과 관련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무얼까?’, ‘전투 도중 “술 한 잔의 여유”는 어떤 느낌일까?’,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의 연환 공격처럼 리듬감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플레이어에게 자원 막대를 전부 통제하게 한다면 어떨까?’ 등을 말이죠.

강화주는 첸의 다른 기술들을 이어주는 구심점입니다. 첸의 취기는 마나를 대신하고, 일반적인 방식으로 재생되지 않는 대신 술통에서 술을 마실 때마다 충전됩니다. 첸은 술을 마시는 동안 보호막을 얻는데, 전투에서 전사 역할을 수행하는데 이는 큰 도움이 되며, 그 어느 때 보다 강해집니다. 첸의 고수가 되려면 강화주를 방어 뿐만 아니라 공격을 강화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할겁니다. 현명한 양조사에게는 타이밍과 신중함이 중요한 법이죠.

 

질문: 첸은 두 개의 강력한 궁극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 중 폭풍, 대지, 불은 워크래프트 III 부터 존재했던 기술로 첸이 세 가지 원소 형태로 분리되는 기술입니다. 그리고 술통 구르기는 첸이 자신의 술통 안에 뛰어들어 술통을 굴리며 적을 밀쳐내는 기술입니다. 이 두 궁극기는 서로 많이 다른 모습인데, 디자인 팀에서 달성하고자 하는 바는 각각 무엇인가요?

 

대답: 저희의 목표는 두 궁극기를 통해 첸을 근접전에 능한 전사 영웅으로 적합하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넓게 보자면 “탱커”, “싸움꾼” 그리고 “수호자”와 같은 역할에는 생명력 증강, 보호막, 기절과 감속과 같은 군중 제어 효과 등의 요소가 필요하겠죠.  물론 첸 역시 다른 영웅들의 궁극기와 마찬가지로 최대한 훌륭하게 만드는 것이 저희의 목표였습니다.

폭풍, 대지, 불 궁극기는 첸과 완벽하게 어울리는 기술이죠. 워크래프트 III에서 매우 상징적인 기술이기도 했고, 생명력을 가득 채운 세 원소의 영혼으로 변신해 전투를 계속한다는 개념을 정하기 쉬웠습니다. 변신 상태에서 사용하는 능력과 영혼의 조종 방식을 확정하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저희는 폭풍, 대지, 불을 강력하고 기동력이 뛰어나며 예측불허인 궁극기로 만들었습니다.

술통 구르기는 근접전을 펼치는 전사에게 중요한 요소인 거리를 좁히는 기술로 만들어졌지만, 그 후 저희는 술통이 적을 맞출 때마다 적을 밀쳐내는 것을 실험해 보았습니다. 디자인 팀은 이를 매우 마음에 들어했고 강력하게 쓰일 가능성이 있다고 여겼죠. 숙련된 첸 플레이어는 케리건, 디아블로와 같은 위험한 적을 밀쳐내거나 고립된 적을 아군 방향으로 밀칠 수도 있습니다. 이 두 궁극기 모두 팀을 지키고 전장을 혼란에 빠뜨리는 첸의 역할과 잘 들어맞았습니다.

 

질문: 첸이 궁극기 폭풍, 대지, 불을 사용할 때 영혼들을 정밀하게 운용할 수 없어 아쉽다는 의견이 있는데요. 일부에서는 왜 영혼을 개별 조종이 가능하게 하지 않고 세 영혼이 무리로 움직이게 했는지 궁금해 합니다. 이것에 대해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답변: 저희는 첸을 플레이할 때 지나치게 복잡하거나 헷갈리지 않으면서도 “무질서의 재미"라는 컨셉을 담아내고 싶었습니다. 오래 전에, 저희는 플레이어가 세 영혼을 개별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다중 조종 방식을 반복해서 실험했습니다. 그 결과 저희는 플레이어들이 궁극기가 활성화된 후 잠깐의 시간 동안 새로운 조종 방식과 기술들을 사용하는 것이 너무 복잡하다고 느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게임을 시작한 뒤 10분 동안 일련의 기술들로 즐기던 플레이어들이 갑자기 새롭게 조종법을 배워야 하는 것이었죠. 기술의 지속 시간을 늘렸을 때 약간 도움이 되긴 했지만, 이로 인해 많은 플레이어들이 첸의 일반 기술들을 꾸준히 사용하지 못하는 문제에 봉착했습니다. 특히 영혼들이 죽었을 때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행동이 적은 경우도 있었죠. 결국 저희는 다중 유닛 조종을 없애고 멋지고 강력한 순간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자 하는 데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첸에겐 적합하지 않았지만 이 과정에서 저희는 다중 유닛 조종과 관련된 수많은 디자인과 기술을 시도했고, 이제 성공적으로 다중 유닛 조종을 설계하는 노하우를 깨달았습니다. 동시에 여러 유닛을 조종하고 싶은 플레이어분들께는, 이젠 그리 오래 기다리시지 않아도 된다고 얘기해도 될 것 같네요.

 

질문: 디자이너의 생각에 처음으로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에서 다룬 영웅과 관련된 재미난 일화로 마무리하는 것이 ‘디자이너의 생각’ 코너의 전통이니, 첸을 개발하는 과정 중에 있었던 재미난 이야기를 말씀해 주시겠어요?

 

답변: 첸을 설계하고, 만들어 플레이하는 데에는 골치 아픈 일들이 많았었는데요. 개발 도중 첸의 궁극기에는 유난히 놀라운 버그가 많았었는데, 한번은 테스트 중 첸이 술통 구르기를 사용하는 도중 이동불가 상태의 적 유닛과 맞닥뜨린 적이 있었습니다. 마침 저희는 술통 구르기로 적을 맞출 때마다 첸의 이동속도가 제한 없이 증가하게 되는 새로운 특성을 테스트 하고 있었고, 해당 적 유닛이 죽기 전까지 수 백 번이 넘도록 맞추었죠. 그러자 첸이 기본 이동 속도의 10배 정도 빠른 속도로 맵을 돌아다닐 수 있었고, 플레이어가 첸을 조종하기 힘든 수준까지 이르자 빙글빙글 돌면서 공격로 위 아래로 날아다녔습니다! 저희는 이 특성이 마음에 들었고 유지하기로 결정했지만 이동 속도 보너스에는 제한을 걸어야만 했습니다.

첸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신 존 호지슨과 디자인 팀, 그리고 이 글을 읽어주신 여러분께 감사 드립니다. 앞으로도 공식 웹사이트를 방문하여 시공의 폭풍에 관련된 새로운 정보들을 확인해주세요!

디자이너의 생각: 여왕의 심장

디자이너의 생각: 레가르의 피의 욕망

디자이너의 생각: 공포의 정원

디자이너의 생각: 머키에 대해

다음 글

주요 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