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빛 잡기 - 영웅 디자인 팀이 소개하는 일리아리의 기술 프로토타입 제작 비화
일리아리는 오버워치 2를 마치 폭풍처럼, 불타오르는 천 개의 태양의 힘으로 강타했습니다. 여러분이 일리아리의 게임플레이와 개성, 배경 이야기를 즐겨주시는 걸 보니 정말 기쁩니다. 일리아리가 어떻게 지금의 모습으로 탄생하게 되었는지 좀 더 깊고 자세히 알려드리기 위해, 저희 오버워치 2 영웅 디자인 팀이 일리아리의 기술 초기 프로토타입 몇 가지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다양한 것에서 얻는 영감을 통해 영웅이 탄생하곤 합니다! 때로는 그저 멋지거나 게임플레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기술의 프로토타입을 기반으로 영웅을 구상하기도 합니다. 아나가 그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는데요, 저희는 아나의 캐릭터와 이야기보다 이미 일부 기술을 먼저 만들어 두었습니다.
일리아리의 경우엔 태양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영웅 테마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에, 확고한 출발점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테마는 일리아리의 초기 기술과 내부 개발 코드명인 '솔라'에 영감을 주었죠.
프로토타입 제작 작업은 다양한 질문과 시나리오, 아이디어를 탐색하는 여정입니다. 그 목표는 새로운 것을 테스트하고 실험하는 것이고요. 저희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이 기술은 현재 게임의 다른 기술과 비교했을 때 어떤 느낌인가?" "이 기술이 경기에서 눈에 띄는 영향을 미치는가?" "대응할 방법이 충분한가?" "이 기술로 적을 맞히거나 빗나갔을 때의 느낌은 어떤가?"
이제 이 여정에 관해 소개하고, 일리아리를 탄생시킨 프로토타입 몇 가지를 보여 드리겠습니다. 솔라의 디자인 여정을 살펴볼 텐데, 이 능력들과 동영상은 개발 중 임시적인 것이었음을 염두해 주시기 바랍니다.
프로토타입 - 실명 기술
가장 먼저 구상했던 프로토타입 중 하나는 눈을 멀게 하는 기술이었습니다. 뭐니 뭐니 해도 태양의 힘으로 싸우는 영웅이니까요!
솔라가 수류탄처럼 생긴 태양 구슬이나 따끔한 농구공들 던져 범위 내 적을 실명시킵니다. 아래 영상처럼 던지면 폭발하는 투사체인 셈이죠.
솔라 모델이 적에게 덩크슛을 날려 눈을 멀게 하는 모습이 이상하리만치 익숙해 보인다고요? 새로운 기술을 프로토타입으로 제작하는 과정에서 이미 게임 내에 존재하는 모델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렇습니다.
개발팀은 이 기술의 물리적 특성과 적에게 미치는 영향 등을 실험했고, 몇 번의 수정을 거친 끝에 솔라가 공중으로 뛰어올라 적을 실명시키는 VFX를 추가했습니다.
하지만 종내는 실명 기술의 효과가 다소 직관적이지 않고 상대에게 불만을 야기할 수 있다고 판단되어 제외했습니다. 솔라가 실명을 사용할 때는 별 영향을 못 느꼈으나, 실명당하는 상대방에게는 충격이 너무 컸기 때문이죠. 결국 화면 전체를 덮는 실명 VFX는 오버워치의 액션 흐름에 맞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공중으로 뛰어오르는 동작은 일출과 닮았다고 생각해, 최종 궁극기인 태양 작렬에 통합했습니다.
프로토타입 - 치유 기술 및 보조 발사로 치유
솔라의 치유 기능은 수많은 아이디어와 프로토타입의 산물입니다. 최초 아이디어 중 하나는 배치할 수 있는 드론으로, 아군에게 드론 수류탄을 던지면 드론이 아군 주위를 맴돌며 치유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치유 구조물은 많은 수정과 조정을 거쳤는데요. 예를 들어, 어떤 버전의 경우 체력이 낮은 아군을 더 많이 치유했지만 기동성 측면에서 제한이 있었습니다. 다른 버전의 경우, 첫 1초에 많은 치유량이 들어가도록 설정하여 아군이 보다 유연하게 위치를 선정할 기회를 주기도 했습니다. 드론이 아군을 자동으로 추적하도록 하는 반복 작업도 매우 재미있었습니다.
이런 치유 메커니즘은 엄청난 관리와 주의가 필요합니다. 저희는 플레이어가 태양 소총을 사용하는 데 보다 집중하게 만들 수 있는 전략적 메커니즘을 원했습니다. 그러던 중 토르비욘과 시메트라의 포탑을 보다 "이거다!" 하는 순간이 찾아왔죠. 2022년 2월 크리에이터 체험 모드에서 시메트라의 치유 포탑 메커니즘을 시험해 보았는데, 몇 가지 문제는 있었지만 플레이어들은 해당 컨셉을 마음에 들어 했습니다.
바로 그 순간 치유의 태양석이 탄생했다고 봐도 되겠네요. 처음에는 히트스캔 방식의 치유 투사체였지만, 명확한 전투와 시각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금의 모습으로 진화했습니다.
솔라의 보조 발사도 완성되기까지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처음에는 (소전의 레일건처럼) 아군을 관통하여 폭발적으로 치유할 수 있는 기술이었지만 재사용 대기시간이 길었습니다.
플레이어가 적에게 피해를 입히면서도 아군을 지원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간단한 보조 발사 능력을 주고 싶었지만, 재사용 대기시간이 길어 이 기술이 너무 제한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해당 기술을 단일 대상 기술로 바꾸고 재사용 대기시간을 단축했습니다.
다양한 사용 시간과 재사용 대기시간을 테스트한 결과, 자주 사용할 수 있도록 간소화된 보조 발사 형태로 결정했습니다. 이렇게 솔라의 태양 소총 보조 발사는 저희가 바란 역할을 충족하는 동시에, 치유의 태양석을 통해 추가적인 치유 효과까지 제공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프로토타입 - 궁극기
솔라의 궁극기에는 정말 많은 프로토타입이 있었기 때문에, 이 게시물에서는 그중 몇 가지만 살펴보겠습니다.
최초 아이디어 중 하나는 솔라 근처의 적을 최대 5명까지 찾아 '태양 플레어'라는 약화 효과를 부여하는 것이었습니다. 태양 플레어는 적에게 피해를 입히고, 적의 위치를 드러내며, 받는 피해를 증가시킵니다.
이 궁극기는 같은 편에서 플레이할 때는 멋졌지만, 상대할 때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공격력을 고려하면 약화 효과가 너무 과했고 궁극기의 혼란스러운 특성 때문에 대응할 방법도 마땅히 없었죠.
따라서 추가 작업 끝에 솔라의 플레어에 변경을 적용해, 자동으로 대상을 지정하는 대신 범위 내의 적에게만 약화 효과를 적용하는 것으로 수정했습니다. 이 범위 내에서는 아군도 치유되었기 떄문에 범위 안은 꽤나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 외에도 일리아리의 공격력을 증가시키는 다양한 궁극기 버전이 있었지만, 그런 궁극기는 공격 영웅에게 더 적합해 보였습니다. 저희는 플레이어가 적을 처치함으로써 팀을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고 싶었지만, 초기 아이디어는 피해량이 너무 높았습니다.
한편 태양에서 영감을 받은 상태 효과는 꾸준히 검토했습니다. 이를 통해 일리아리의 개성과 게임플레이에 맞는 테마를 계속 유지할 수 있었죠. 결과적으로 태양 작렬의 상태 효과는 궁극기다운 느낌을 유지하면서도 팀 플레이를 통해 최대한 많은 폭발을 일으키도록 유도할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조건이 있고 시간이 걸리는 피해 강화 효과라고도 볼 수 있겠군요.
솔라에서 일리아리까지
영웅을 프로토타입에서 시작해서 실제 게임에 출시하기까지는 거의 모든 팀 4 구성원들의 수많은 협업과 조율이 필요합니다. 많은 프로토타입이 사전 제작 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하지만, 중요한 학습 자료가 되므로 항상 보관해 두는 것이 좋죠. 게임 내에서 이런 기술들이 어떤 모습으로 다시 나타날지 모르니까요. 결과적으로, 솔라 프로토타입이 태양의 마지막 후손인 일리아리가 된 것에 매우 만족합니다.
저희 팀은 일리아리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고, 또한 커뮤니티가 일리아리를 알아가며 게임에서 직접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놀랍기도 합니다. 피드백과 멋진 게임플레이를 공유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일리아리와 함께 폭발적인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 오버워치 2 영웅 디자인 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