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워치 디렉터의 관점 – 오버워치 2의 미래에 대한 고찰
안녕하세요, 여러분. 지난주는 오버워치 세계에 벅찬 시간이었습니다. 저희는 며칠 전에 오버워치 2 PvE에 대한 입장을 말씀드리고, 올해의 전반적인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저희는 곧 선보일 콘텐츠를 많이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주 커뮤니티에서는 저희가 PvE를 아예 취소한다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이것은 사실이 아니며, 이 자리를 빌려 그에 관한 이야기를 더 해 보고자 합니다.
2019년 오버워치 2를 발표했을 때의 골자는 지난 10월에 출시한 PvP 게임, PvE 이야기 임무와 영웅 임무였습니다.
이야기 임무는 진행이 빠른 협동 게임플레이에 중점을 두고 오버워치 세계를 확장하는 스토리와 시네마틱, 컷신을 선보이는 콘텐츠입니다. 오버워치의 영웅들이 재집결하여 널 섹터의 새로운 위협에 대응하는 이야기를 직선적으로 풀어내며, 원작 게임 출시 후 처음으로 오버워치의 스토리를 발전시키죠. 이 임무들은 새로운 적이 등장하는 넓은 전장에서 진행되며, 새로운 시네마틱을 포함합니다. 저희는 6시즌부터 이야기 임무를 출시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이야기 임무에서는 많은 작업이 이루어졌으며, 지금까지 게임에 구현되었던 PvE 콘텐츠에 비해 훨씬 방대합니다. 빨리 여러분께 선보이고 싶네요. 이에 관해서는 앞으로 몇 주 동안 추가적인 정보를 공개하겠습니다.
한편 영웅 임무(또는 영웅 모드)는 개발 중인 게임 모드를 포함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모드에서는 플레이어들이 특성 트리를 통해 개별 영웅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어, 오버워치 2 PvE 콘텐츠에 다회차 플레이 가치를 더해 줍니다. 이것은 플레이어의 반향을 불러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팀원들도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개발하던 흥미로운 구상이었습니다. 저희가 개발을 중단한 것은 이 모드입니다.
이런 변화의 맥락을 설명하기 위해, 오버워치 개발팀의 과거와 근본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오버워치 팀은 블리자드 내부에서 프로젝트 타이탄이라는 게임의 개발이 취소되면서 꾸려졌습니다. 이 게임에는 여러 가지 측면이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FPS MMO 게임이었죠. 오버워치 팀은 (특히 처음에) 스스로 MMO 개발 팀이라 생각했습니다. 원래의 콘셉트에서 벗어나서 오버워치 개발을 시작하면서, 언젠가 그 근원으로 돌아갈 계획을 세웠죠. 기는 단계, 걷는 단계, 뛰는 단계의 계획이 각각 있었습니다. 오버워치는 기는 단계였고, PvE 전용 버전이 걷는 단계, MMO가 뛰는 단계였죠. MMO는 초창기부터 팀의 DNA에 각인되어 있었고, 저희 팀의 일부는 최종적인 게임은 프로젝트 타이탄에서 원래 구상했던 것을 실현하는 형태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2016년 오버워치를 출시하고, 저희는 바로 다음 버전은 어떤 모습일지 논의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와서 그 순간을 돌아보면, 저희가 큰 성공을 거둔 게임에 충분히 집중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기는커녕 몇 년 묵은 계획을 계속 바라보고 있었던 거죠. 게임의 PvE 콘텐츠를 개발하는 작업이 시작되었고, 저희는 점점 많은 인력을 이쪽으로 이동시켰습니다.
게임 개발에서는 계획대로 되는 일이 많지 않죠. 영웅 임무 콘텐츠 개발은 처음부터 중심을 잡기가 어려웠습니다. 일이 점점 커졌죠. 저희는 너무 많은 일을 동시에 하려고 하다가 중심을 잃었습니다. 팀에서는 영웅 특성과 신규 적 유닛, 초기 버전의 임무 등 좋은 결과물을 많이 만들었지만, 그 모든 요소를 종합하여 완성도 높고 응집성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데는 실패했죠.
저희의 비전은 흥미롭지만 거창했고, 그것을 실현하고자 지속적으로 개발 인력을 라이브 게임에서 빼내 그쪽으로 투입해야 했습니다. 오버워치에 대해 처음에 품었던 야망을 돌아보면, 저희는 "기고 걷고 뛴다"는 슬로건을 내세우면서 현실성이 없는 전략을 고집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희는 대담한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플레이어 여러분의 기대가 컸지만, 저희는 이제 그 계획을 실행하지 못할 거라 판단했습니다. 플레이어, 팀, 영웅 임무를 기대하는 모든 분이 실망할 것을 알면서도 힘든 결정을 해야 했습니다. 오버워치 팀은 이것이 몇 년에 걸친 노력과 정서적 투자가 걸린 문제라는 점을 절감합니다. 오버워치 팀원들은 대단히 재능 있고, 저희 게임과 자신의 일에 열정을 품은 분들입니다.
마지막으로 왜 이 시점에 이 발표를 했는지 의아해하시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저희는 오버워치 2 출시 후로 향후 시즌에 대한 계획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계획이 커지면서, 저희는 스스로 확신하는 하나의 계획에 저희의 꿈을 모두 담아낼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그건 불가능했죠. 또한 초창기의 비전을 구현하기 위해 서비스 중인 라이브 게임에서 계속 인력을 빼내서는 안 된다는 점도 확실했습니다. 그래서 영웅 임무를 포기한다는 힘든 결정을 내리고 다시 미래의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이 지점에서 게임의 비전을 새로 구상한 후, 새로운 방향에 대한 자신감을 얻고 그에 따른 변화를 팀에 서서히 적용해야 했습니다. 이 결정은 기나긴 과정의 시작이며, 끝이 아닙니다.
저희로서도 힘든 시간이었지만, 저는 이 프로젝트의 디렉터로서 게임과 커뮤니티를 최우선으로 하는 결정을 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설령 그 결정이 실망스럽다 하더라도요. 이번에 저는 현실성이 없는 비전을 쉽게 놓지 못했습니다. 그 점에 대해 플레이어 여러분께, 그리고 팀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죄송합니다.
저희는 이 게임을 끊임없이 진화하는 콘텐츠로 만드는 데 노력과 열정을 쏟고 있습니다. 블리즈컨 2019에서 발표했던 것 중에 아직 열심히 개발하고 있는 것이 많습니다. 오버워치 세계관의 다음 장을 탐구하는 이야기 임무, 아직 공개하지 않은 새로운 협동 콘텐츠, 저희가 게임 안팎에서 들려드리고자 하는 새로운 이야기들이 그것입니다. 저희는 이런 방향성에 큰 기대를 걸고 있으며, 저희 작업의 결과물을 하루빨리 선보이고 싶습니다.
오버워치는 프로젝트 타이탄의 재 속에서 태어났습니다. 그것은 저희 팀에게도 프로젝트에게도 변화의 순간이었으며... 그로부터 아름다운 결과물이 탄생했죠. 지금 이 순간 역시 변화의 순간입니다. 그리고 이로부터 오버워치의 미래가 탄생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