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리치 왕의 분노 클래식의 겨울손아귀 전투

Blizzard Entertainment

겨울손아귀 전투는 오리지널 리치 왕의 분노를 상징하는 대표 콘텐츠 중 하나입니다. 오늘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클래식 팀이 리치 왕의 분노 클래식에서의 겨울손아귀 전투를 어떤 방식으로 개발해 나가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리치 왕의 분노 클래식 개발은 활발하게 진행 중이며, 저희 개발팀은 겨울손아귀 전투 콘텐츠를 열심히 작업하고 있습니다. 논할 이야기가 꽤 되어, 오늘은 해당 콘텐츠에 대한 계획을 알려드리는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첫 번째로 알려드리고 싶은 내용은 리치 왕의 분노 클래식에서의 겨울손아귀 전투가 알터랙 계곡처럼 인스턴스 전장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는 의도적인 디자인 결정이라기보다는 WoW 클래식의 본질적 특성과 서버의 작동 방식을 고려한 끝에 나온 꼭 필요한 변화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간략한 배경

이 결정에 이르게 된 경위를 좀 더 잘 이해하실 수 있도록 WoW 클래식이 어떤 방식으로 제작되었는지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WoW 클래식은 개발에 착수할 당시부터 2004년 그 시절을 그대로 재현하고자 했습니다. 몰입을 해치거나 어색할만한 요소를 최소화해 하나의 연속적인 세상에서 모든 플레이어가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죠. 현재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각 지역은 “위상” 시스템을 사용합니다. 이를 통해 수천 명의 플레이어가 하나의 단일 지역에 존재할 수 있지만 그 지역과 똑같은 여러 복사본에 분산되는 형태죠. 이 “위상”은 자체적으로 균형을 맞춥니다. 어느 한 위상이 정원 초과 상태가 되면 플레이어는 다른 위상으로 이전됩니다. 다만 개발팀은, WoW 클래식 에 대해서는 이러한 위상 시스템이 하나의 공유되는 세계라는 명제에 반하기에 인구 관리 수단으로서 최적의 수단은 아니라고 느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시 이후 시간이 흐르고 나면 플레이어층이 안정될 수 있을지 좀처럼 확신이 없었습니다. 만약 월드 내에 두 배의 플레이어가 존재할 수 있도록 서버를 설정했었다면 출시 시점보다 서버가 수백 개는 더 필요했을 것입니다. 게다가 언급 드린 바와 같이 출시 후 시간이 흘러 플레이어층이 안정되고나서의 인구 변동 현상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가 있었습니다. 출시 후 몇 달이 지나면 서버는 수백 개인데 모두 인구 상황은 극도로 저조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요.

그 결과 만들어진 것이 레이어 시스템입니다. 레이어를 통해 게임 세계 전체의 “사본”을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특정한 조건이 충족되면 지역 한정 위상을 만들어 플레이어 인구 균형을 조정하는 대신 완전한 아제로스 사본이 생성됩니다. 한 레이어에서 다른 레이어로 이전될 때 월드 변화 체감을 최소화하는 추가 규칙이나 보호장치도 다수 마련되어 있죠. 이 시스템의 존재로 서부 몰락지대에서 만난 다른 플레이어를 일정 시간이 흐른 후 가시덤불 골짜기에서 다시 만날 수 있는 것입니다.


결정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2008년 그 당시의 겨울손아귀 전투는 본질적으로 레이어 시스템이나 어둠땅에서의 위상 시스템과 호환되지 않습니다. 게임 내적인 메커니즘, 이벤트, 전투 시작을 제어하는 스크립트, 해결 과정, 보상 지급 방식까지 모두 레이어에서는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못합니다. 저희는 이 사실을 리치 왕의 분노 클래식 개발 초기에 알게 되었고, 오리지널처럼 작동하게 만들고자 여러모로 해결 방안을 모색했습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레이어 시스템이 적용된 서버에서 전장이 만족스럽게 작동하는 결과로는 이어지지 못하였습니다. 겨울손아귀를 오리지널 그대로 재현할 방법이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오늘날 클래식을 즐기는 커뮤니티 규모 관계상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타협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납득할 수 없는 퍼포먼스, 플레이어 절대다수를 배제하는 제한적인 경험, 콘텐츠 인스턴스화, 겨울손아귀 콘텐츠의 완전한 재설계란 네 갈림길에서 저희는 인스턴스화가 피해를 최소화하고 가장 많은 플레이어가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저희는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겨울손아귀 전투를 장엄한 대규모 전장 콘텐츠로 재현하는 작업을 단행하였죠. 인스턴스 버전 겨울손아귀 전투를 설계하는 과정에서는 오리지널 겨울손아귀 전투가 지녔던 독특하고 상징적인 요소에 주목하였습니다. 따라서, 이 요소에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일반적인 전장과는 다소 다른 양상으로 진행되는 독특한 무언가를 만들게 된 것입니다.


겨울손아귀 전투 참가

3시간 주기로, 겨울손아귀 야외 지역과 달라란에 있는 플레이어에게 겨울손아귀 전투가 곧 시작된다는 알림이 전송됩니다. 겨울손아귀 야외 지역에 있는 플레이어에게는 대기열 선택창이 나타날 것이며, 달라란에 있는 플레이어는 짧게 본인 진영 구역에 있는 NPC와 대화하여 대기열에 등록할 수 있습니다. 대기열에 등록한 플레이어는 겨울손아귀 전장에 배치되고, 잠시 후 전투가 시작됩니다. 하지만 알터랙 계곡과 달리 전투가 시작되는 데 필요한 양쪽 진영의 최소 플레이어 수는 확연히 적은 편입니다.가령 호드 플레이어 40명과 얼라이언스 플레이어 5명이 맞붙는 전투에 입장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언뜻 보기엔 불합리해 보이지만, 사실 오리지널 겨울손아귀 전투에는 양쪽 진영 모두에게 매우 중요하기도 하고 꽤나 재미도 있는 메커니즘이 존재하기에 그것을 전장 버전으로 가져왔습니다. 바로 불굴의 의지입니다.

불굴의 의지는 중첩형 강화 효과로 열세 진영 플레이어의 전투력을 막대하게 증가시킵니다. 이 강화 효과가 많이 중첩되면 플레이어는 사실상 공격대 우두머리나 다름없는 수준으로 강해집니다. 이는 오리지널 겨울손아귀 전투에서 도전적이고 재밌는 요소로 평 받았었고, 저희 개발팀은 어떤 방식으로든 재현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알터랙 계곡처럼 어느 한 진영만 전장 대기열이 지나치게 늘어지게 되면 느껴질 답답함에 대해서도 분명히 인지하고 있습니다. 겨울손아귀 전투는 한정된 시간 동안에만 선택하여 참가할 수 있도록 설계했으니, 전투 시작 전에 상대 찾기 시스템이 플레이어 균형을 고려하느라 까다롭게 플레이어를 선정하게 하는 것보다는 일단 플레이어가 전투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았습니다.


겨울손아귀의 정수

겨울손아귀 전투의 또 다른 중요 요소는 승리한 진영에 부여되는 강화 효과인 겨울손아귀의 정수입니다. 이 강화 효과는 전투 종료 후 겨울손아귀 지역에서 정령 적과 싸우거나 혹은 탈것, 아이템 마법부여, 제작법 등 강력한 아이템을 사는 데 쓰이는 특수 화폐 바위 문지기의 조각을 모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추가 콘텐츠 개방과 직결되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강화 효과가 있어야 공격대 지역인 아카본 석실에 입장할 수 있었죠.

리치 왕의 분노 클래식에서는 비교적 간단한 방식으로 구현됩니다. 소속 진영 중 누가 겨울손아귀 전투에 참여해 승리하면 진영 전체에 겨울손아귀의 정수가 부여되고, 다음 전투가 시작될 때까지 강화 효과가 지속됩니다.  

물론 이게 완벽한 해결 방안은 아니지만, 겨울손아귀 전투가 시작될 때 좀 더 많은 사람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3.2 패치가 적용된 오리지널 리치 왕의 분노 당시에는 전투에 참여할 수 있는 인원의 수가 제한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WoW 클래식 서버 상당수는 오리지널 리치 왕의 분노 시절 평균 서버보다 플레이어 인구가 훨씬 많습니다. 즉 참여하고 싶어도 선발되기엔 어려울 수 있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작은 서버에서는 유의미한 전투 자체가 성립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리치 왕의 분노 클래식에서는 겨울손아귀 전투가 대규모 전장으로 도입되는 만큼 누구나 원한다면 참여할 수 있고 원하는 대로 전투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야외 지역으로서의 겨울손아귀

리치 왕의 분노 클래식에서도 겨울손아귀 호수는 야외 플레이어 간 전투 지역으로 존재할 것이며, 전투가 진행 중이지 않을 땐 예전 그 시절 그대로 기능할 것입니다. 겨울손아귀의 정수 강화 효과를 받은 플레이어는 해당 지역에서 원소 망령 적과 싸울 수 있을 것이고 진영 NPC도 그대로 존재합니다. 물론 플레이어 간 전투도 상시 활성화됩니다.

본 콘텐츠에 관해 궁금한 점이 많으실 듯 하기에 기쁜 소식이 있습니다. 추후 몇 주 내로 리치 왕의 분노 클래식 베타에서 새로워진 겨울손아귀 전투를 이용해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해당 시점이 오면 자세한 정보를 전해드리겠습니다. WoW 클래식에서 겨울손아귀 전투를 오리지널 그대로 재현할 방법을 찾지 못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희도 여러모로 실망이 컸지만, 오리지널 겨울손아귀 전투 특유의 향취를 가능한 한 유사하게 구현하는 것이 본질적으로 훨씬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또, 리치 왕의 분노 클래식 출시 일정을 지연시키는 일 없이 가능한 한 많은 분이 콘텐츠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습니다. 아무쪼록 이러한 저희의 노력이 여러분에게 최선의 경험이 된다면 더없이 기쁠 것 같습니다. 향후 베타에서 실제로 플레이해 보시고 의견을 들려주시면 정말로 감사하겠습니다. 


노스렌드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