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 이모탈

디아블로 이모탈: 지금까지의 이야기

Blizzard Entertainment

개발팀에서 디아블로 이모탈을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논할 때면, 결국에는 늘 가장 중요한 지향점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이모탈이 바로 파괴의 군주*의 후속작이라는 사실이죠.

*이 게시물은 뻔뻔하게도 파괴의 군주에 대한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파괴의 군주는 2001년 출시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의 경탄을 자아냈습니다. 스토리는 디아블로 II 엔딩의 사악한 반전을 기반으로 합니다. 하로가스는 희한하게 황량하면서도 따뜻했고, 게임의 악당이 하는 짓을 보면 참 재미있었고, 결말은 긴 여운을 남겼죠. 파괴의 군주는 디아블로 시리즈의 핵심이 되는 주제 의식을 발전시켰습니다. 심한 역경에 맞닥뜨리면 많은 사람들이 옳지 않은 선택을 하며, 옳은 선택을 한다고 해서 만사가 반드시 좋게 풀리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디아블로 이모탈의 시간적 배경은 디아블로 II: 파괴의 군주와 디아블로 III 사이입니다.


시대적 배경

그 후 디아블로 III는 디아블로 II의 시대로부터 20년 후로 우리를 데려갑니다. 그 시점부터 디아블로 시리즈에서 가장 저명한 학자, 데커드 케인이 종말에 집착하게 되죠. 네팔렘*은 자신의 핏줄에 눈을 뜨는 중입니다. 그리고 디아블로 III 이후에는 상황이 더욱 암울해지죠.

개발자의 메모: *디아블로에서 인간은 천사와 악마의 자손입니다. 인간의 조상들은 천사와 악마 사이에서 벌어지는 영원한 분쟁을 피해, 어마어마하게 강력한 창조의 힘을 지닌 세계석을 훔쳐 달아나 성역이라는 피난처를 건설했습니다. 성역은 성공작이면서 실패작이기도 합니다. 인간이 명맥을 이어 오고는 있지만, 살기 좋은 곳은 아니죠.


그 모든 것의 시작은?

디아블로 II: 파괴의 군주의 끝부분에서 악마 군주 바알이 세계석의 힘이 닿았던 모든 것, 모든 존재를 물들일 속셈으로 세계석을 타락시켰습니다. 그런데 바알이 목적을 이루기 전, 한 무리의 영웅들이 바알을 쓰러뜨렸고 대천사 티리엘이 자신의 검 엘드루인을 부서진 세계석의 한가운데 던져 넣었죠. 이에 폭발이 일어나며 창조의 원천 그 자체인 세계석의 조각들이 사방으로 날아갔습니다. 세계를 창조하고 인간들에게 희망을 주었던 물건이 없어진 여파는 컸습니다.

  1. 천상과 지옥에 숨겨져 있던 성역이 모습을 드러내고 만 것입니다. 천사와 악마들이 우리의 작고 붉은 세상을 주시하기 시작했죠.
  2. 세상과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정수가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3. 세계석의 파편은 우라늄 입자처럼 흩어져 있습니다. 그중에는 비교적 약한 창조의 힘이 깃든 것이 있는가 하면, 현실 그 자체를 뒤틀어 버릴 힘을 가진 것도 있죠.

디아블로 이모탈은 바로 그 시점에서 시작됩니다.

우리는 망가진 세계를 정화할 수 있을까요? 그러기 위해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할까요? 승리 하나하나의 대가가 너무 크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계속 싸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니면 횃불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야 할까요?


옛 친구와 새 친구

디아블로 이모탈은 무엇보다도, 세계석 조각들을 수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러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또한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데커드 케인, 찰시, 카샤, 아카라, 줄, 발라 등 낯익은 얼굴들은 물론, 처음 만나게 되는 신규 캐릭터들의 이야기죠. 마지막으로, 플레이어의 허브인 서부원정지의 이야기이도 합니다. 서부원정지는 이제 얼마 남지 않는 최후의 보루 중 하나이자, 성역에서 그나마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 도시입니다.

디아블로 이모탈의 배경을 디아블로 II와 디아블로 III 사이로 설정하면서, 저희에게 의미가 있는 캐릭터와 세력, 장소들을 다시 등장시키면서 새로운 것들도 창조하고자 했습니다. 그중 몇 가지를 소개하겠습니다.

[NPC] 레이예크 – 야만용사 영재 레이예크는 유난히 파괴적인 악마들을 찾고 쓰러뜨려 그 정수를 봉인하는 데 사용되는 지옥성물함을 발명했습니다. 레이예크는 그 발명품으로 악마들의 침공을 미리 방지하여, 자신의 고향을 덮친 파멸이 다른 지역까지 무너뜨리는 것을 막으려 합니다. 그는 혼자 쓰러뜨리기에는 너무 강력한 악마를 찾으면, 실력 있는 모험가들을 전투부대 단위로 악마에게 보냅니다. 레이예크가 처음 만든 지옥성물함인 격노살이 지옥성물함은 불안정하기는 하지만, 그 위험을 무릅쓰는 전사에게 쓰러뜨린 악마들의 힘을 전달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그 과정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죠.
[NPC] 장로 데커드 케인 – 성역 사람들은 대부분 장로 케인의 나이까지 살지 못합니다. 게다가 케인에게는 아직 살 날이 한참 남았죠. 방랑하는 현자이자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상징이기도 한 케인은 수십 년간 지성과 연구를 통해 악마들과 싸워 왔습니다. 지금 그의 작업실은 서부원정지에 있습니다. 밤새 촛불이 타오르는 먼지투성이 작업실에는 언제 불이 나도 이상하지 않죠. 케인은 대악마인 메피스토, 바알, 디아블로를(그것도 두 번이나) 물리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변해 버린 이 세상에서는 그의 지식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NPC] 찰시 – 패기가 넘치는 대장장이 찰시는 어린 시절 보이지 않는 눈의 자매단의 도적들과 함께 숲속의 야영지에 살며 화살촉을 만들고 방어구를 수리했습니다. 그러나 대악마와 맞서 싸우는 영웅들에게 무기를 만들어 준 후로는, 자기가 사는 세상의 한 구석이 갑갑하게 느껴지기 시작했죠. 그래서 지금은 서부원정지에서 가장 통행이 많은 광장에서 넓은 대장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장사는 잘되고 있지만, 이 대도시가 고향 마을만큼 찰시를 따뜻하게 받아 줄지는 두고 봐야 하겠죠.
[지역] 샤사르 해 – 샤사르의 사막에서는 두 도적단이 얼마 남지 않은 물자를 두고 충돌하고 있습니다. 그중 한 세력은 잔인한 파히르 제국의 유산을 계승하려 하고, 한 세력은 그것을 초월하려 합니다. 그러나 황색 칼날과 모래 전갈 사이에서 벌어지는 전쟁의 결과가 어찌 되든, 샤사르의 진정한 통치자는 햇빛에 바랜 시체를 뜯어 먹는 벌레와 송장새일 것입니다. 사막에 숨겨져 있는 비밀은 세계석 조각들이 악의 손에 들어가는 것을 막아 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영원히 묻혀 있는 편이 나은 것도 있죠.
[지역] 자베인 산 – 자베인 산은 오래전 서부원정지 설립자의 기사들과 이브고로드를 섬기는 베라다니 수도사들의 갈등으로 인해 피에 물든 적이 있습니다. 오늘날까지도 자베인 사람들은 옛 전쟁의 잔혹함을 떨쳐 내지 못했습니다. 이곳에서는 카즈라의 활동이 급증하여, 염소를 닮은 괴물들이 예전 같지 않은 지능과 해악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계곡에는 깊고 검은 안개가 드리워 있습니다. 산그늘에서는 어둠이 곪아 가고, 수에서 밀리고 장비도 부족한 감시자의 망루 병사들이 집어삼켜지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지역] 서부원정지 – 라키스의 성전이 절정에 달했을 때 세워진 서부원정지는, 본래 남서부의 조그만 항구였지만 이제 성역에서 가장 큰 도시 중 하나로 성장했습니다. 세습 군주인 유스티니안 왕이 서부원정지를 다스리며 격동의 시기를 헤쳐 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종교인 자카룸 신앙의 위세를 떨어뜨리고, 초토화된 남부에서 밀려드는 난민들을 받아들이고, "평민"과 "귀족" 사이의 고조되는 긴장에 대처해야 하죠. 유스티니안은 (균열석과 에인프린 나무 등) 마법 유물을 수집하는 데 관심이 많아, 한때 "빛의 도시"였던 이곳은 더욱 변해 버렸습니다.
[진영] 불멸단 – 불멸단은 태초부터 존재했던 유물인 영원의 왕관으로부터 막대한 힘을 부여받은 성스러운 기사들입니다. 이들은 성역 전체를 악마 무리에게서 지키는 임무를 지고 있지만, 그 막대한 힘 때문에 타락하거나 화려하게 불타 버릴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불멸자는 대부분 서부원정지의 정예 기사로 복무하고 있지만, 그들이 진정 충성을 바치는 대상은 불멸단을 처음 만든 고대의 네팔렘 다이데사, 그리고 그들의 힘을 증폭시키며 끝없이 마력을 갈구하는 영원의 왕관입니다. 불멸단은 한 왕국이나 한 시대뿐만이 아닌, 성역 전체의 미래가 갑옷을 걸친 그들의 어깨에 놓여 있다고 믿습니다.
[진영] 그림자단 – 그림자단은 불멸단을 견제하는 감시자이자 공작원이자 첩자입니다. 그리고 너무 많은 불멸자가 타락하면, 이들은 성스러운 전쟁을 일으켜 그들을 타도하고 축출합니다. 이들은 혹독한 평가를 거쳐서만 새로운 그림자를 받아들이고, 서부원정지 곳곳에서 비밀리에 회합을 가집니다. 이들이 도시 아래에 있는 "속삭임의 궁정"이라는 곳에서 모인다는 소문은 돌죠. 그림자들 중에는 불멸단의 어마어마한 힘을 견제하려는 고결한 목적을 지니고, 그런 의무를 신성시하는 이도 있습니다. 하지만 성역의 수호자들을 시험할 때 뒤따르는 폭력과 혼란에 이끌리는 자도 있죠.

퀘스트와 스토리 전달

이모탈은 여러 가지 수단으로 스토리를 전달합니다. 때로는 게임을 딱 몇 분만 하고 싶을 때도 있을 것이고, 작정하고 할 때도 있을 것입니다. 저희는 두 가지 경우를 모두 고려했습니다. 핵심 스토리는 플레이어가 주도하는 대로 빠르게 진행되게 하되, 악마들을 처단하면서 게임의 배경을 탐구하고 살아 숨쉬는 세상을 탐험하고 싶은 분들을 위해 이야기책과 그 외의 토막 정보들을 게임 곳곳에 숨겨 두었습니다.

(1인 또는 파티로 진행할 수 있는) 주요 스토리 퀘스트 유형은 아래와 같습니다.

  • 메인 퀘스트 – 서로 연결되는 중심 스토리로, 워담에서 시작하여 플레이어를 여러 지역으로 데려갑니다.
  • 정예 퀘스트 – 메인 퀘스트와는 관련이 없을 수도 있는 연쇄 퀘스트로, 규모가 크고 여러 단계로 이루어져 있으며 완료하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정예 퀘스트는 서부원정지에 있는 모험을 찾는 자, 테이트에게 모험 일지를 가져가면 받을 수 있고, 모험 일지는 특정 고문서 목표를 완료해서 받을 수 있습니다. 정예 퀘스트에는 보통 고유 퀘스트 보상과 대규모 우두머리 전투, 많은 대화가 있습니다.
  • 부가 퀘스트 – 아주 소소한 인카운터와 퀘스트입니다. 디아블로 III를 해 보신 분은 게임에 등장하던 이벤트와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뜻밖의 장소에서 복병이 튀어나오기도 하고, 누군가가 시급히 도움을 청하기도 합니다. 디아블로 이모탈의 각 지역에는 특색 있는 부가 퀘스트가 많이 준비되어 있고, 항상 무작위 궤짝을 보상으로 줍니다. 지옥 1 이상의 난이도에서는 모험을 찾는 자가 플레이어를 지역 내의 무작위 부가 퀘스트가 있는 곳으로 보내기도 합니다. 저희는 비공개 베타가 끝난 후로 부가 퀘스트를 50개 넘게 추가했습니다.

또한 그림자단 진영만 수행할 수 있는 첩보 느낌의 퀘스트, 계약도 몇 가지 더 추가했습니다. 계약은 임명받은 성역의 수호자인 불멸자들과 그들을 괴롭히기 좋아하는 첩자들 사이에 갈등을 일으키고 부채질합니다. 그림자단의 계약 중에는 1인에 적합한 것도 많으므로, 그룹 PvE나 PvP를 하지 않더라도 서부원정지의 어두컴컴한 뒷골목에서 즐길 만한 것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디아블로 이모탈의 스토리는 게임이 출시되는 6월 3일에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메인 퀘스트 지역뿐만 아니라, 정예 및 부가 퀘스트도 새로 추가할 계획이 있습니다. 이런 신규 콘텐츠는 항상 무료로 업데이트될 것입니다.

개발팀에서는 이모탈의 MMO 장르를 이용해 더욱 방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서부원정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장소들에 관해 이야기하고, 긍지 높은 불멸단과 비판적인 그림자단 사이의 고조되는 투쟁을 소개하고, 이브고로드의 수도사들과 라키스의 성전에 동참했던 성전사들 사이의 전투를 돌아보고 싶습니다. 그러고 보니 저희가 하고 싶은 말이 참 많네요.

여러분이 이런 저희의 여정에 동참하실 날을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