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래프트 III: 리포지드

대장장이의 이야기: 다시 제련한 나이트 엘프

Blizzard Entertainment

단 하나의  워크래프트 III  모델을 새로 벼려내는 데만 해도 엄청난 수고가 들어갑니다. 우선 콘셉 아티스트가 현실의 사료,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의 시각적인 표현, 기존  워크래프트 III 의 콘셉화를 참조해가며 영감을 얻습니다. 연구를 바탕으로 이들이 몇 가지 콘셉을 완성하면 미술팀 전원이 검토를 진행합니다. 미술팀은 각 콘셉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을 고릅니다. A 콘셉의 자세, B 콘셉의 눈썹… C 콘셉의 어깨 가시, D 콘셉의 발가락 구조…

세밀한 부분까지 합의가 이루어지면 3D 모델이 제작됩니다. 미술팀은 각 모델을 모든 각도에서 검토하면서 비율, 색깔, 시인성, 윤곽을 평가합니다. 각 모델은 여러 차례 정밀한 다듬기를 거치고 나서야 바로 애니메이션 단계로 넘어갑니다. 이때 옷과 신체 부위의 움직임이 현실적이고 개성 넘치게 보완됩니다. 아서스 왕자부터 수수한 선인장까지 새로운 모델이라면 반드시 전체 공정을 거치게 되어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새로운 모델의 수가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700개가 넘는답니다. 

지대한 노력은 결실로 이어졌습니다.  워크래프트 III: 리포지드에서 오크, 인간, 나이트 엘프, 언데드는 역대 최고로 정밀한 모습을 갖춰 다시 생명을 얻었습니다. 저희는 미술팀과 같이 연재 기사를 통해 새롭게 벼려낸 각 종족의 비밀을 살펴볼 것입니다. 그럼 태고의 역사를 가진 은자들, 나이트 엘프부터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나이트 엘프는 대략 일만 년 전, 최초로 마법을 연구하고 세상에 전파한 종족입니다. 이들 나이트 엘프는 불타는 군단의 악마들을 간신히 추방하는 데 성공했지만, 경이로운 고향은 산산이 조각나버렸습니다. 종국에는 신성한 산 하이잘 꼭대기에서 홀연히 종적을 감춰버렸죠.

아티스트들은 나이트 엘프를 새로 디자인하며 주제로나 기능성으로나 자연과의 합일을 추구하는 종족의 정수를 고스란히 담아냈습니다. 위습은 나뭇가지를 휘게 하여 고대정령에 뿌리를 내리고, 드리아드와 같은 나이트 엘프 유닛 상당수는 문자 그대로 삼림과 엘프의 간극을 잇는 역할을 합니다.

영웅

일리단 (악마사냥꾼)

악마사냥꾼은 원대한 나이트 엘프 사회에서 천대받는 음울한 어둠의 전사입니다.

악마의 힘이 충만한 전투검을 다루는 이들은 지옥 마력의 힘을 불러일으켜 고강한 전투 능력을 강화합니다. 이제 멀티플레이어 경기에서 일정 확률로 남성이나 여성의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일리단 스톰레이지의 악마의 힘을 집중시키는 지옥 문신이 보다 정교해졌습니다. 어디 그뿐일까요? 모델이 수정된 덕택에 훗날 얻게 되는 날개와 뿔을 지탱하고도 남을 근육질의 몸매까지 손에 넣었습니다.

세나리우스 (숲의 수호자)

마력 깃든 수호자는 반신 세나리우스의 총애를 받는 자식들이며 자연과 동물을 아우르는 기묘한 힘을 다룹니다.

원거리에서 마법을 구사하는 이들은 가까이 접근하는 적을 이동 불가 상태로 만들거나 나무정령을 부려 공격자들을 몰아내는 방식으로 나이트 엘프 군대를 보완합니다.

새롭게 벼려낸 수호자의 갈퀴 손은 나무 부분이 더더욱 정밀하고 눈에 띄도록 만들어졌습니다. 경쟁전에서 이 멀티플레이어 모델이나 강대한 세나리우스 본인을 소환할 수 있습니다.

세나리우스는 기존 모델과 같이 담쟁이덩굴을 두르고 있으나, 경쟁전에 등장하는 수호자는 고유한 외형과 수많은 의상을 가집니다. 일만 살이 되려면 아직 몇천 년은 남은 파릇파릇한 나이다 보니 뿔과 담쟁이덩굴이 완전히 자라진 않았답니다.

 티란데  위스퍼윈드 (달의 여사제)

달의 여사제는 나이트 엘프가 숭배하는 고대 달의 여신 엘룬의 힘과 기품을 체현하는 존재입니다.

마법을 다스리는 여사제는 여명의 설원에 서식하는 용맹한 눈호랑이를 타고 원거리 유닛의 공격력을 증가시킵니다.

티란데의 모델을 새롭게 벼려내면서 일반적인 호랑이와 차별화되도록 아쉬알라에게 방어구를 입혔습니다. 어쨌든 대여사제의 오른발이나 다름없으니 말이죠.

 마이에브 섀도송 (감시관)

수수께끼에 가려진 감시관은 칼림도어 나이트 엘프의 경찰입니다. 이들은 여러 가지 초자연적인 능력을 활용해 목표를 다시 사로잡고 정의를 집행합니다.

마이에브의 새롭게 벼려낸 모델은 멀티플레이어에 등장하는 자매 모델과 상당히 다릅니다. 회전 표창을 다룬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마이에브 특유의 칼날 망토와 초승달 장식은 빠져있죠.

유닛

궁수

파수대 전력의 핵심축을 담당하는 궁수는 밤에 그림자 숨기를 사용해 은신하여 공격을 가할 수 있습니다.

궁수는 나이트 엘프 군대의 주요 병력입니다. 달의 여사제와 함께하면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고, 게임 후반부에 접어들면 히포그리프 궁수로서 강력한 성능을 발휘합니다.

저희는 각 유닛을 만들기에 앞서 철저한 연구를 진행합니다. 워크래프트 II 콘셉화는 물론이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활과 궁극적으로 영감을 얻는 바탕이 된 활 향상 업그레이드를 참조하기도 했죠. 워크래프트 III: 리포지드의 궁수가 사용하는 활은 시위 연결부가 더 전통적이고 뾰족하게 구부러진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드리아드

마력 깃든 드리아드는 나이트 엘프 반신 세나리우스의 딸들입니다. 이들은 불필요한 폭력을 극도로 혐오하지만 칼림도어의 자연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죽음마저 불사할 것입니다.

드리아드는 도망치는 유닛을 추적하고 감속 맹독으로 적을 쇠약하게 만드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합니다. 기존의 드리아드 모델은 창의 나뭇잎이 지나치게 무성해 꼭 나무를 질질 끌고 다니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기에 새롭게 벼려낸 드리아드는 창에 이목이 쏠리지 않게 조정하여 전체 유닛의 세밀함을 만끽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아울러 황갈색에 가깝게 색감을 조정했습니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의 캐릭터 루나라에게서 강한 영감을 얻은 부분이기도 합니다. 기존의 회보라빛 색깔보단 루나라의 황갈색 모피가 생동감 넘치게 느껴진 까닭입니다. 명랑하고 무시무시한 숲의 색채를 담아낸 이 황갈색에 비하면 회보라빛 색깔은 사실 언데드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죠.

발톱의 드루이드

이들은 곰의 토템을 받아들인 고대 드루이드 분파로, 그 힘을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사회를 지키는 데 사용합니다. 발톱의 드루이드는 마법으로 아군의 전투 능력과 용기를 끌어 올립니다.

곰으로 변신한 발톱의 드루이드는 막강한 고급 근접 공격 유닛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해냅니다. 이들은 변신의 대상이 되는 곰과 유사하게 털가죽과 여타 의복을 일상적으로 걸치고 다니는데, 이번에 새로이 디자인된 유닛은 의상과 드루이드가 제대로 구별됩니다. 얼굴 역시 변신 도중에 멈춘 것 같은 외양이 아니라 진중한 나이트 엘프답게 구현되었습니다.

발톱은 어떻게 됐느냐고요? 장갑이 맞는지, 아니면 드루이드의 신체 일부인지 궁금하단 말씀이시죠? 선임 프로듀서 피트 스틸웰은 싱글플레이어 캠페인에 답이 있다는 논지를 내세웠습니다. ”...제법 원초적인 모습으로 돌아간 발톱의 드루이드는 일반적인 엘프보다 조금 더 공격적으로 손톱을 길렀을 겁니다. 하지만 영 시원찮은 결과물에 실망을 금치 못하고는 그냥 거대한 발톱을 둘러맨 거죠.”

산악거인

자애롭고 은둔을 즐기는 본성을 타고난 산악거인은 잠에서 깨어나 깨달았습니다. 한때 자신들이 몸소 창조를 도왔던 평안한 세계가 불길과 슬픔이 뒤엉킨 난잡한 전쟁터로 변했단 사실을 말입니다.

이 거대한 근접 공격 유닛은 어마어마한 공격을 견뎌낼 수 있습니다. 개선된 산악거인은 어깨의 수정이 선명해졌으며, 풀 배치는 튜닉을 연상시켰던 기존의 형태에서 이끼가 자란 바위에 가깝도록 조정했습니다. 다양한 콘셉화를 검토하면서 각각의 가장 훌륭한 요소만을 뽑아 합친 결과가 아래의 버전입니다.

이상으로 나이트 엘프를 살펴봤습니다. 아무쪼록 재밌게 읽으셨길 바랍니다. 조만간 새롭게 벼려낸 언데드를 면밀히 살펴보는 후속 기사로 돌아올 테니 그때도 함께해 주시기 바랍니다. 

워크래프트 III: 리포지드는 2020년 1월 29일에 출시됩니다. 출시와 동시에 전장에 뛰어들 준비를 마칠 시간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지금 예약 구매하면 멀티플레이어 베타에 즉시 참여할 수 있습니다!